국내 메르스 확산 공포로 홍콩 보안국(保安局)이 9일 ‘적색 여행경보’를 발표한 가운데, 최근 한국의 한 대학교에서 유학 중인 홍콩 학생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아 교수로부터 쫓겨났다'는 홍콩 언론의 보도가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홍콩 시티대 재학생으로 성균관대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하고 있는 이 학생은 홍콩 공중파 방송사인 TVB와의 인터뷰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수업을 듣다가 교수님으로부터 마스크를 벗지 않는다고 지적을 받아 수업에서 쫓겨났다”고 말했다.
통(湯) 모 양은 당시 정황을 설명하며, 교수가 "홍콩인들의 사스 경험을 알고 있지만 그런 민감한 분위기를 굳이 공부하는 교실과 한국에서까지 조성하지 말아라”고 언급했다며 억울함을 표시했다.
이 학생은 대학교 측에 불만을 토로했으나, 학교 측은 "일부 교수들이 수업 중에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을 예의가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고 답하며, “만약에 계속 마스크를 착용할 시 수업 발표에 지장을 주거나 졸업을 하는 데까지 영향이 미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고 전했다.
<수업 중 마스크를 착용한 성균관대학교의 홍콩 교환학생 (사진=홍콩 TVB 캡쳐)>
또한 이 학생은 "한국의 길거리에서 아무렇지 않게 침을 뱉는 모습을 보면 메르스 확산 공포에 대한 한국인들의 방역 의식이 매우 결핍되어 있다는 것을 느낀다"고도 말했다. 2003년 사스를 겪은 바 있는 홍콩인들은 바이러스에 대한 방역 의식이 매우 강해 이번 한국 메르스 확산에 대해 더욱 민감하다. 현재 홍콩 4개 대학교 총 82명이 한국의 대학교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하고 있다.
한편, 홍콩 시티대 관계자는 "이미 성균관대학교 측과 연락을 취한 상태로 한국 대학교에서 재학중인 본교의 교환학생들이 본교로 일찍 돌아오기를 희망한다면 학교 측이 협조해 해결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홍콩타임스 이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