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세종=정현수 기자] [WEF 발표..'금융시장 성숙도' 87위로 7단계 하락, 국가경쟁력 1위 '스위스']
한국이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WEF)의 2015년 국가경쟁력 종합평가에서 지난해와 동일한 26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은 지난 2009년(19위) 이후 20위권에 머물고 있다. 특히 노동·금융시장의 주요지표는 100위권 밖의 부진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WEF가 발표한 국가경쟁력 평가에 따르면 한국의 순위는 140개국 중 26위였다.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2007년 11위까지 올랐지만 2008년 13위, 2009년 19위, 2010년 22위, 2011년 24위, 2012년 19위, 2013년 25위, 2014년 26위로 하락세다.
WEF는 3대 분야, 12개 부문, 144개 항목을 기준으로 국가경쟁력을 평가한다. 한국의 경우 3대 분야에서 '기본요인'이 전년 20위에서 올해 18위로 2단계 상승했다. '효율성 증진'과 '기업혁신 및 성숙도' 분야는 각각 25위, 22위로 전년과 동일했다.
12개 부문에서는 '거시경제'와 '보건 및 초등교육', '상품시장 효율성' 등 7개 부문에서 순위가 올랐다. 거시경제의 경우 140개국 중 5위를 차지해 12개 부문 중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고등교육 및 훈련' 분야는 지난해와 순위가 같았다. 반면 '금융시장 성숙도'와 '기업혁신' 등 4개 부문은 순위가 하락했다.
12개 부문에서 한국의 경쟁력이 가장 취약한 부문은 금융시장 성숙도였다. 한국의 금융시장 성숙도 순위는 87위로 지난해(80위)보다 더 떨어졌다. 금융시장 성숙도 부문에 포함된 '대출의 용이성'(119위), '은행건전성'(113위) 등의 항목은 거의 꼴찌 수준이었다.
한국의 금융시장 성숙도 순위는 2007년 27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후인 2010년 83위까지 밀렸다. 이후 2012년 71위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줄곧 80위권에 머물고 있다. 그나마 올해 '주식시장을 통한 자본조달'(65위→47위) 등 일부 항목의 개선이 이뤄지긴 했다.
12개 부문 중 '노동시장의 효율성'(83위)도 취약한 분야로 꼽혔다. 지난해(86위)보다 3단계 순위가 오르긴 했지만 '노사협력'(132위), '해고비용'(117위), '고용 및 해고관행'(115위) 등 관련 부문의 주요 항목은 여전히 100위권 밖이었다. 낮은 점수를 받은 노동·금융시장은 정부의 4대 구조개혁 대상이다.
WEF는 이들 2개 부문 외에도 '정책결정의 투명성'(123위), '기업이사회의 유효성'(120위) 등의 항목이 포함된 '제도적 요인'(69위) 부문도 한국 국가경쟁력의 약점 요인으로 지목했다. 제도적 요인 순위는 지난해 82위에서 올해 69위로 다소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WEF가 지목한 한국 국가경쟁력의 강점은 '거시경제'를 비롯해 '시장규모'(13위), '인프라'(13위) 부문이었다. 거시경제의 경우 '인플레이션' 항목이 1위를 차지하는 등 WEF 평가항목 중 전반적으로 좋은 점수를 받았다.
올해 WEF의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국가는 스위스였다. 싱가포르와 미국이 그 뒤를 이었다. 이들 3개 국가의 순위는 지난해와 동일했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일본이 6위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중국은 28위였다.
한편 WEF에 앞서 국가경쟁력 순위를 발표한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에 따르면 한국의 국가경쟁력 순위는 61개국 중 25위를 기록했다. 일본과 중국은 각각 27위, 22위에 이름을 올려 WEF와 다소 엇갈린 양상을 보였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WEF 평가의 3대 취약부문 대책이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구조개혁과 목표 및 방향성에서 일치한다"며 "앞으로 구조개혁,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강도 높게 추진해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국민 체감 성과를 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