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AFP=News1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로마 가톨릭의 세계 주교 대의원회(주교 시노드)는 24일(현지시간) 총회를 통해 이혼 및 재혼한 신도들에게도 사례별로 영성체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동성간의 결혼에 대해서는 종전의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시노드는 지난 3주간 논란이 되고 있는 성(sex)과 사랑(love), 결혼(marriage) 등의 의제를 놓고 보수 진보 사제간 열띤 회의를 거친 끝에 최종 투표를 통해 이같이 결정하고 최종 보고서를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제출했다.
최종보고서는 핵심이슈인 이혼·재혼한 신도들이 교회의 모든 역할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문제에는 확실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또한 진보 사제들이 주장해온 레즈비언이나 게이 등 동성 커플에 대해 명시적으로 더욱 개방적인 입장을 명확히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가장 논란이 제기됐던 이혼·재혼한 신도들의 영성체 참여에 대해 사제들이 각 사례(case-by-case)에 따라 결정할 수 있게 했다. 보고서는 이들이 교회에서 더 큰 역할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영성체는 천주교 미사 중 행해지는 의식으로 작은 밀떡과 포도주를 마심으로 예수님의 피와 살을 기억하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혼·재혼한 신도들은 교회의 분별력에 따라 교회의 더 큰 역할들을 감당할 수 있다면서 그들이 이혼, 재혼했다는 이유로 교회에서 마치 파문(excommunicated)된듯한 느낌을 받게 해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AFP통신은 이 항목에 대해 시노드의 투표 통과에 필요한 전체 인원의 3분의 2 정도만이 찬성을 표해 논쟁이 치열했음을 전했다.
자문기구인 시노드가 제출한 최종 보고서는 교황이 적당하다고 판단할 경우 채택할 수 있으며 그렇지 않을 경우 무시할 수 있다. 통신은 그러나 이번 보고서로 인해 진보적으로 평가받는 교황이 앞으로 보수적인 사제들을 상대함에 있어서 힘을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종 보고서는 그러나 동성 결혼과 관련해서는 혀용하지 않는 기존 교회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보고서는 동성 결혼과 관련해 "하느님이 정한 결혼 및 가족 계획과 비교할 수 있는 근거가 전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다만 "모든 사람은 개인의 성적 취향과 관계없이 존중 받아야 하며 어떠한 부당한 차별도 받아서는 안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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