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근홍 기자 = 세계 축구팬들의 기대를 모았던 2011~2012시즌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의 '엘 클라시코'가 무산됐다.
놀라운 득점력을 자랑하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승승장구를 이끌어온 리오넬 메시(25·FC바르셀로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7·레알 마드리드) 두 스타가 '결정적 순간'에 제 몫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바로 페널티킥 또는 승부차기의 '11m 킥'에 발목을 잡혔다.
3연속(2009·2010·2011년) '발롱도르'상을 수상한 메시는 25일(한국시간) 바르셀로나의 캄프 누에서 열린 4강 2차전 첼시(잉글랜드)와의 홈경기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했다.
메시는 팀이 2-1로 리드하던 후반 2분 얻은 결정적인 페널티킥을 놓쳤다. 바르셀로나는 메시의 실축후 상대 토레스에게 동점골을 내줘 2-2로 비겼다. 1차전을 0-1로 졌던 바르셀로나는 1무1패로 결승진출이 좌절됐다. 메시는 첼시와의 준결승에서 무득점에 그쳤다.
또 '하나의 별' 호날두 역시 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레알 마드리드는 하루 뒤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4강 2차전 FC바이에른 뮌헨(독일)과의 홈경기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상대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26)의 선방에 막혀 결승 티켓을 내주고 말았다.
1차전에서 1-2로 패했던 레알 마드리드는 이날 2차전에서 2-1로 이겨 골득실이 같게 돼 승부차기에 들어가는 상황을 맞았다.
호날두는 이날 정규 경기에서는 전반 7분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팀의 첫 번째 골을 성공했다. 자신의 25회 연속 페널티킥 성공이었다.
하지만 승부차기에서는 달랐다. 첫번째 키커로 나선 호날두의 오른발 슈팅은 노이어의 선방에 걸렸다. 두 번째 키커 카카(30)마저 노이어에게 막혀 레알 마드리드는 초반 위기에 몰리며 끝내 승부차기1-3패배를 맛보았다.
호날두는 2009년 5월 열린 2008~2009시즌 챔스리그 첼시와의 결승에서도 승부차기를 성공하지 못했다.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던 호날두는 팀의 세 번째 키커로 나섰지만 실패했다. 하지만 에드윈 판데사르(32)의 선방에 힘입어 맨유는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 가진 TV인터뷰에서 호세 무리뇨(49) 레알 마드리드 감독은 "2시간의 정규 시간을 마친 뒤 승부차기에 나서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선수들을 위로했다.
그는 또 "사람들이 이번 한 경기만을 갖고 나쁜 평가를 내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호날두는 이번 시즌 챔스리그에서 13개의 페널티킥을 성공했다. 또 프리메라리가와 정규리그를 포함해 총 56골을 터뜨렸다. 메시보다 7골 적다.
무리뇨 감독은 "프리메라리가에는 호날두와 메시라는 특출난 두 명의 선수가 있다"며 "하지만 나는 이번 시즌 호날두가 최고의 선수였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호날두가 비록 준결승에서 승부차기를 성공시키지는 못했지만 그것은 메시도 마찬가지다. 호날두가 실축을 한 것인지 노이어가 놀라운 선방을 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며 호날두를 두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