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연소 부호로 불리던 중국 부호가 석탄산업의 몰락으로 빚더미에 앉았다.
매일경제신문(每日经济新闻) 등 중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쓰촨성(四川省) 최대 민영 석탄기업이자 홍콩 증시 상장기업인 헝딩실업(恒鼎实业)은 "지난 15일, 자오상(招商)은행 처궁먀오(车公庙)은행이 광둥성(广东省) 고급법원에 대출금 및 이자 5억7천6백만위안(1천14억원)을 미상환한데 대해 고발했다"고 밝혔다.
또한 "6월까지 상환해야 하는 2억9천만위안(510억원)의 대출금을 상환할 능력이 없으며 11월 4일까지 기한만료인 1억8천3백만달러(2천92억원)의 회사채 역시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0년 쓰촨성 세관 공무원 출신의 셴양(鲜扬, 1973년생)이 110만위안(1억9천374만원)의 자본금으로 창업한 헝딩실업은 석탄 채굴, 세광 및 선광, 코크스 제작 등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으로 석탄산업의 호황과 함께 급속도로 성장했다.
헝딩실업은 2007년 쓰촨, 구이저우(贵州) 지역의 20개 탄광과 세광공장 2개, 코크스 제조공장 등을 구입하며 중국 남서지역 최대 민영 석탄기업이 됐으며 같은해에는 중국 본토 민영기업 최초로 홍콩 증시에도 상장했다.
이에 따라 셴양은 2008년에는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아시아 청년부호 순위에 올랐으며 이후 중국 재계정보 조사기관 후룬(胡润)연구원 부호 순위에서도 140억위안(2조4천658억원)의 개인자산을 보유해 상위 50위권에 진입하며 아시아 최연소 부호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석탄사업으로 떼돈을 벌었기 때문에 세간에서는 '검은 금의 왕자'로도 불렸다.
승승장구를 거듭하던 헝딩실업은 2012년 석탄산업이 점차 하향세를 겪으면서 위기를 맞기 시작했다.
2013년에는 윈난성(云南省)에 있는 아시아 최대규모의 리튬 탄광을 매각하는가 하면 구이저우의 탄광도 양도하는 등 그해 5천3백만위안(93억4천만원)의 손실을 입었다. 다음해에는 적자 규모가 14억2천만위안(2천501억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지난해 상반기 수입은 4억위안(720억원)도 채 되지 않았다.
현지 언론은 "셴양에게 있어 헝딩실업을 어떻게 구할 것인지에 대한 시험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한해 동안 석탄산업의 하향세가 지속되면서 석탄가격은 이미 최대치로 떨어졌지만 과잉생산, 시장환경 통제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긍정적 요인 역시 얼마 없는 상황"이라며 "석탄산업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기 위한 확률은 희박한 상태"라고 밝혔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