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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에 민감한 한국인

[온바오] | 발행시간: 2016.09.22일 16:42

다리아 토도로바(Daria Todorova)

[Korea.net] 길을 걷다가 같은 옷을 입은 사람을 마주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신기할 수도 있고, 재미있어서 웃음을 터뜨릴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창피함에 자리를 피하고 싶을지도 모를 이런 상황을 우리는 살면서 꼭 한 번씩은 겪게 된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분들도 한 번쯤 겪어봤을 이런 상황이 한국에서는 생각보다 자주 일어난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한국에는 ‘유행’이라는 말이 있다. 유행이란 많은 사람들이 특정하게 인기 있는 하나의 흐름을 좋아하고 즐기는 것을 말한다. 한국 사람들에게 있어서 이 유행이라는 말은 생각보다 범위가 넓고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한국 사람들에게 유행의 범위는 단순히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옷이나, 머리 스타일 등에 그치지 않는다. 한국 사람들은 유명한 연예인이 자주 사용하는 말인 ‘유행어’를 따라 하며, 유행하는 음식을 먹고, 유행하는 책을 읽으며, 유행하는 여행지를 가길 원하고, 유행하는 생활 방식을 살아가려고 한다.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선택에 있어서 다른 사람들의 선호도라고 볼 수 있는 유행을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비교적 이런 경향이 덜한 사람들도 유행을 따라갈 때 좀 더 안정감을 느끼고, 반대의 경우 상대적으로 불안함을 느끼거나 심한 경우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는 것, 남들처럼 유행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을 불행하다고 느끼기도 한다.

이 때문에 유행이 퍼지는 속도나 그 유행이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 또한 엄청난 편이다. 약 2년 전 한국에 한 과자가 등장했다. 사람들은 이 과자를 구하기 위해 집 주변의 가게들을 몇 곳씩 찾았을 뿐만 아니라, 그럼에도 구하지 못하면 집에서 멀리 떨어진 가게까지도 눈을 돌렸다. 단지 과자를 먹기 위해서 말이다. 사실 꿀 맛이 나는 과자라는 것 외에는 그렇게 뛰어난 제품도 아니었다. 당시 이 과자를 만든 회사는 과자를 팔기 위해 SNS를 이용한 바이럴 마케팅과 공급 조절을 통해 이 과자를 유행시켰다. 사람들이 원하는 양보다 적게 공급해 사람들이 더욱 갖고 싶게 만들고, 제품의 가치를 높이는 방식이었다.

물론 회사의 마케팅이 뛰어났던 점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이 마케팅이 이 정도의 성과를 거두었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한국인들이 그만큼 유행에 민감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이후 꿀이 들어간 새로운 과자들이 계속해서 생겨나기 시작했고, 꿀로 만들 수 있는 모든 제품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처럼 한국 사회에서 큰 영향력을 갖는 ‘유행’은 한국을 아시아에서 가장 패션에 민감한 세련된 젊은이들로 가득한 나라로 만들어 주기도 했지만, 반대로 좋지 않은 면들을 보여주기도 한다.

최근 10년간 한국 학생들에게 가장 사랑받아 온 브랜드가 있다. 이 브랜드는 사실 일상생활에서보다는 추운 곳으로 여행을 가거나, 등산을 할 때 어울릴 법한 두꺼운 옷과 기능성이 좋은 가방 등을 판매하는 브랜드이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한국 10대 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게 됐다. 이 유행의 정도가 정말 어마어마해서 겨울 아침 길거리에서 같은 옷을 입은 수십 명의 학생을 볼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하지만 학생들이 직접 구입하기에는 이 브랜드의 제품이 상당한 고가의 제품이었다는 점에서 문제가 시작됐다.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사주고 싶어 하는 부모들에게 이러한 유행이 경제적 부담으로 다가왔던 것은 물론이고, 이를 구입하지 못한 아이들은 돈을 마련하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기도 하는 등, 이 유행 현상이 사회적 이슈가 되어 뉴스에 나올 정도였다.

물론 이러한 유행들은 지금도 계속 생겨났다 사라지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 유행에 민감한 것도 좋지만, 조금 더 자신의 것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해보는 것은 어떨까?

다리아 토도로바씨는 모스크바 세종학당에서 한국어강사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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