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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의 독특한 코스프레 세계

[기타] | 발행시간: 2012.05.25일 11:00

타이완의 가전제품 영업사원 챈(25세)은 지난 6년 동안 이중생활을 영위해 왔다. 챈은 그의 실제 성이 아니고 주말에 쓰는 가명인 샤오 챈이나 리틀 챈에 붙는 성이다. 여가시간에 그는 티셔츠나 청바지와 같은 캐주얼 차림을 하는 대신, 좋아하는 여자만화캐릭터 의상을 입는다.

그는 일본에서 유래한 하위문화인 코스프레(“코스튬”에 “플레이”를 더한 조어) 매니아이다. 코스프레 매니아는 타이완에 25만 명, 전세계적으로는 수백만 명이 넘는다. 코스프레를 하는 사람들은 만화책과 애니메이션, 게임에 나오는 캐릭터나 사물을 롤플레잉하기 위해 정교한 메이크업과 의상을 동원한다.

이번 달 타이페이중앙역에서 열린 코스프레 행사에 참가한 챈은 “코스프레라는 취미가 부끄럽지 않다”고 말하면서도 “가족들이 알면 절연하려 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180센티미터 신장에 건장한 체격의 그는 좋아하는 일본애니메이션인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의 주인공 의상을 본딴 청색 메이드복 차림을 하고 있었다.

“코스프레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많다는 걸 알고 있지만 내게는 스트레스 해소수단이다. 주중 내내 사회가 기대하는 모습에 맞추기 위한 노력을 하지만 코스프레를 할 때면 내 진짜 모습에 충실할 수 있다.”

펭귄이라는 가명을 사용하는 고등학생(17세)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본만화책 ‘마기’에 나오는 현명한 캐릭터 자파 차림을 하면 몇 시간 동안만이라도 “강해진” 느낌이 든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많은 곳을 무서워하고 내향적인 성격의 그녀는 코스프레를 할 때면 사진을 찍는 사람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나를 이해해준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소외감을 느끼지 않는다. 내가 전통에 반항한다고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코스프레는 최신 유행일 뿐이다.”

코믹월드타이완의 쳉웬푸 최고경영자에 따르면 20년 전 타이완에 코스프레가 처음 수입되었을 때는 “국민정서가 보수적이어서 기존과는 다른 자기표현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코스프레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했다고 전한다.

“언론은 성적 도착자나 사회부적응자만이 코스프레를 한다고 보도하며 나쁜 인식을 심화시켰다. 코스프레 참가자 중에 이러한 사람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극히 소수이다. 야구 경기조작이 일어난다고 해서 야구 전체가 나쁘다는 뜻은 아니지 않는가.”온라인게임과 만화 인기에 힘입어 코스프레는 국제적인 유행으로 성장했다. 2011년 런던에서 열린 유로코스플레이 챔피언십 결승전에는 유럽 23개국의 플레이어들이 모였다. 아시아에서는 중국과 홍콩, 한국에서 코스프레가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꼭두각시 전통인형극에서 영향을 받은 타이완 코스프레는 외국과는 다른 고유한 특징을 갖고 있다. 전통인형극을 접하면서 성장한 타이완 성인들에게 있어 전통인형극 캐릭터 코스프레를 하는 것은 “어렸을 때의 환상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한다.

한때 퇴조를 겪었던 꼭두각시 인형극은 코스프레 덕택에 다시 재기했다. “코스프레와 타이완 꼭두각시 인형극은 공생관계에 있다. 인형극의 인기가 코스프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는 데 도움을 주었으며 코스프레 덕에 인형극이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코믹월드타이완 등 코스프레 단체는 꼭두각시 전통인형극의 발상지로 여겨지는 윈린현에서 5월 26일 제1회 타이완 슈퍼코스트플레이 경연을 개최하면서 인형극과 코스프레 간의 관계를 십분 활용할 예정이다. 타이완 코스프레 매니아들이 모이게 될 이번 행사에서는 코스프레계의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나고야 세계코스프레서밋(WCS)에 타이완이 참가할 자격이 있다고 일본심사원들을 설득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챈은 결과에 상관없이 코스프레를 좋아한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코스프레가 이상한 취미라고 생각하는 것은 자유이다. 나는 원하는 한 계속 코스프레를 하고 싶다”고 말한 그는 화사한 적색구두를 신은 채로 녹색눈의 닌자와 칼을 든 마법사, 좀비 신부로 가득한 군중 속으로 자신 있게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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