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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의 도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6.10.28일 09:06
작성자: 김춘식

  (흑룡강신문=하얼빈) 중국의 한 신문은 최근 연간 중국에서 정식허가를 받지 않고 학생들을 모집해 학위를 남발하는 이른바 "가짜 대학"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중국"가짜 대학"210개의 명단을 공개하였는데 중국우전대학,상하이공상학원,중국과학기술관리학원 등 언뜻 보면 정규대학 같이 보이지만 이들 학교는 모두 정식 허가를 받지 않은 가짜 대학이라고 폭로했다.

  신문은 허난성의 가짜 대학인 중원공업대학은 정규대학인 중원공업학원과 유사한 이름을 붙여 학생들을 현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가짜 대학은 베이징에 83곳이 집중돼 가장 많았고 상하이 15곳,산둥(山东) 12곳 등의 순이었다.자기가 4년동안이나 심혈과 돈을 쏟으며 공부를 한 대학교가 고작 가짜 대학교이고 또 대학졸업장이란 것이 국가에서 인증하지 않는 '무소용"이란 것을 알았을 때 졸업생들의 그 심정이 과연 얼마나 비참할까? 전에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한창 무협소설이 성행할 때 대학교에서 현대한어를 가르치는 한 노 교수가 어느 날 도서교역시장에 갔다가 "김용신작(金庸新作)"이라고 표명된 '원앙나비검(鸳鸯蝴蝶剑'이란 책과 '고용명저(古龙名著)'라고 표명된'협녀소림(侠女少林)'이란 책을 샀는데 집에 와서 읽다가 그만 어리둥절해졌다.김용과 고용 두 노선생들이 어찌 이런 책을 써낼 수 있단 말인가?전편이 터무니없는 소리인데다 틀리게 쓰인 글자나 문구도 수두룩하다.그제야 속은 줄 알고 책장수를 찾아갔더니 책장수의 말 또한 놀랄 지경이다."어디에 김용과 고용이 지은 것이라 씌었소?'김용'뒤에 또 '신'자가 있고 '고용' 뒤에 또 '명'자가 있는 것을 보지 못했소?그래 '김용신'과 '김용'을 ,'고용명'과 '고용'도 분간 못한단 말이요?책을 어떻게 썼는가는 그들의 일이고 사고 안 사고는 당신의 일이었소.내가 강박해서 당신더러 사게 한 게 아니잖소?" 이 지경에 이르자 노 교수는 그저 자탄할 수밖에 없었다."보아하니 나는 여태껏 한어를 헛 가르쳤소,내 자신도 제대로 배우지 못했으니깐" 여기서의'문자유희'와 앞에서의 "표지갈이','이름모방'은 가히 말해서 같은 성질의 짝퉁이라 하겠다.그러나 이걸 가지고 대서특필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가짜 졸업증,가짜 논문 등으로 남을 속인 사람이 얼마나 많다고! 아주 취미 있는 뉴스사진을 본 적이 있다.어느 슈퍼에서 한 남성고객이 여성판매원에게 100원짜리 지폐(위안)를 건네주고 '오량액(五粮液,중국의 명주)'을 받아 든 후 술병을 환한 곳에 들고 비춰본다.혹시 가짜 술일까봐서 그러는 것이다.동시에 여성 판매원도 100원짜리 지폐를 환한 곳에서 비춰본다. 역시 가짜 돈일까봐서 그러는 것이다.이렇게 쌍방은 서로를 믿지 못하는데 주위에는 구경꾼들이 무표정으로 서있다. 오늘날 짝퉁은 사회 전체에 침투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은 이에 대해 이미 감각이 무뎌졌다.그러니 구경꾼들이 이런 것에 대해 별로 흥미를 가지지 못하는 것도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가짜가 사회에 가득찬 현 상태에 어떤 사람은 불평하고 듣기에 좀 과격한 말도 하지만 전혀 도리가 없는 것도 아니다.과장(夸张)이 아니라 하루 24시간 조금만 유의해 본다면 언제 어디서나 사기꾼들을 볼 수 있다.게다가 거짓을 부리는 수단도 새롭게 변해가고 있다.가짜 담배,가짜 술,가짜 약으로부터 무대에서 녹음기를 털어놓고 입 모양을 맞추는 '가수'들의 가짜 노래. 이뿐인가,가짜 농약,가짜 종자로 농사를 망쳐주는 일로 인한 소송도 해마다 늘어난다.따라서 사람들도 이런 일이 많아지고 오래됨이 따라 그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게 되어 가짜에 대한 심리강당능력도 부단히 강해지고 있는 현실이다.

  문득 '홍루몽'에 나오는 '가짜가 진짜로 느껴지면 진짜도 가짜로 된다.' 는 말 구절이 떠오른다.흑백전도란 바로 이렇게 되는가 싶다. 전에누군가 농조로 나더러 언제든 한가할 때 길가에 나가 앉아 사람들이 각양각색의 속임수에 걸린 사례들과 각종 사기행각이 깃든 이야기를 전문 수집하여 책 한 권을 내라 한 적이 있다. 똑 마치 포송령이 '유림외사'란 책을 쓸 때 자료를 모으듯이 말이다.거기에다 멋들어진 이름까지 달면 이 책은 틀림없이 베스트셀러로 될 것이라면서 말이다.지금 그 말을 생각하니 얼마 전 한 신문사의 편집친구가 들려준 이야기가 연상된다. 어느 날 한 독자가 그에게 건의를 보내왔는데 내용인즉 신문에서 일정한 지면을 할애하여 하나의 전문 난을 설치하라.거기에 전문 각종 사기꾼들의 몰골을 드러내는 글과 사기꾼들이 다른 사람을 속이는 수법을 속속들이 밝힌 글들을 실어 시민들로 하여금 속임수를간파하는 능력을 키우게끔 하면 좋지 않은가,또한 이로써'나쁜 것이 옳은 것을 이길 수 없다(魔高一尺道高一丈)'는 도리도 보여주자는 것이란다.그때 나는 웃으며 이는 아주 좋은 건의이니 그의 말대로 그런 난을 설치하라고,원고 원천은 필히 풍부할 것이고 독자들도 적지 않을 것이라 농 삼아 말했다.

  근래 중국에서는 처세의 "도(底线)"문제를 많이 논하는데 그 가운데 어느 한차례 인터뷰에서 저명한 학자 첸리쥔(钱理群)베이징대학교수가 한 말이 딱 가슴에 와 닿는다. "위조품은 어떤사회,어떤 시대에나 다 존재할 수 있다.하지만 위조도 일정한 도가 있어야 하는바 인명을 해쳐서는 안된다. 내가 입은 이 옷도 모조품인데 며칠 못입어 헤졌다.이는 당연히 나쁘지만 그로 인해 나의 목숨을 잃게 하지는 않았다. 이것이 바로 최저한의 도인바 도가 없으면 천리를 위배하게 된다(伤天害理).'도둑에도 도가 있고(盗亦有道)'.나쁜일을 하는데도 역시 규칙(规矩)이 있고 제약이 있다.이는 사회적으로 약속된 것(约定俗成)이다.

  하지만 지금의 문제는 이러한 도가 돌파되었다는 것이다. 인명을 해치는 그렇게도 많은 가짜약과 가짜술 그리고 수많은 농민들로 하여금 한알의 알곡마저 거두지 못하게한 그렇게도 많은 가짜종자, 가짜농약 그들은 기탄없이 팔고 있다.이들은 못하는 짓이 없으며 아무런 제약도 없다.한사회의 도덕방어선이 돌파되면 이 사회는 더이상 유지하기 어렵다. 그런즉 아무리 짝퉁을 관용하는 사회라 하더라도 도를 넘는 사기에 대해서는 응징해야 한다.그것은 이 사회를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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