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지문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은행으로부터 대출 거절을 당했던 중국의 양팔 없는 남성이 우여곡절 끝에 돈을 빌린 사연이 공개됐다. 결과는 좋지만 같은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을 우려한 남성은 당국이 열린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중국 인민망 등 외신들에 따르면 허난(河南) 성 정저우(河南) 시에 사는 우(26)씨는 최근 신혼집을 마련하려 은행에 대출신청을 했다가 수차례 거절당했다.우씨가 지장을 찍을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다섯 살 때 감전사고로 양팔을 잃은 우씨는 손이 없는 탓에 지장을 못 찍었는데, 서명은 안 된다며 오직 지장이 있어야 대출해줄 수 있다고 은행은 못박았다.
어릴 적부터 입과 발 등으로 펜을 쥐고 글씨를 연습한 덕분에 서명은 자신 있었다. 하지만 우씨는 “서명은 누구든 따라 할 수 있다”며 “지장이 필요하다”는 은행의 답변만 들어야 했다. 직업이 있으므로 이자와 원금 상환에도 문제없다는 호소를 은행들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여전히 ‘지장’을 조건으로 내세웠던 은행들은 우씨의 아내 명의로 대출받으라고 권했다. 하지만 우씨가 이를 거절했다. 그는 자기가 떡하니 있는데 아내 이름으로 돈을 빌릴 수는 없다고 맞섰다. 다만, 우씨가 얼마나 돈을 빌리려 했는지 정확한 액수는 밝혀지지 않았다.
우씨의 사연이 현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공개된 후 논란이 일자 금융 당국이 새로운 방안을 내놓았다. 우씨가 서명하는 과정을 일일이 사진으로 찍어 보내면 그가 서명한 게 맞으므로 돈을 빌려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외신들에 따르면 다행히 우씨의 서명과정을 담은 사진이 은행에 무사히 전달됨으로써 이들 부부가 자격을 갖췄는지 검토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도 우씨의 걱정은 쉽사리 가시지 않았다. 자기야 어떻게든 돈을 빌리니 다행이지만, 비슷한 처지에 있는 다른 사람들이 같은 문제를 겪게 될 가능성이 짙다는 생각 때문이다.
우씨는 “나처럼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금융 당국뿐만 아니라 전국의 모든 기관들이 열린 정책을 시행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