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입국 불허 속속 드러나 -선의의 피해자 대책 마련해야
(흑룡강신문=하얼빈) 조선족 작가 김혁의 '천국의 꿈엔 색조가 따로 없었다'는 소설은 1990년대 거세게 불어친 한국바람이 이른바 초청사기로 인하여 조선족사회가 쑥대밭이 된 현상을 파헤친 작품이다.
불확실한 통계에 의하면 당시 전체 조선족사회 초청사기 피해금액은 50억 위안이고 한집 건너 사기피해를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초청비용이 10만 위안에 가까운 천문학적 돈은 절대 다수 타인한테서 이자를 주기로 하고 빌린 것이었으므로 한국행이 성사되지 못한 자는 빚에 시달리다 못해 자결한 사건도 수두룩하게 발생하였다. 초청사기는 개혁개방이래 조선족사회 가장 큰 불행이자 비극을 안겨 주었다.
초청사기는 일차적인 경제피해로 끝났다면 그나마 괜찮았겠지만 그 후 그 사건에 의한 후유증이 계속 그림자처럼 따라다녀 수많은 조선족을 괴롭혀왔다.
브로커들한테 맡겼던 여권과 신분증이 사달이었다. 즉 브로커들이 A란 사람의 여권과 신분증을 B란 사람에게 팔아먹어 B를 A의 명의로 한국에 입국시킨 사건이 수두룩했다. 그러니까 A는 몸이 중국에 있는데 사람은 한국에 있는 꼴이 되어버렸다. A와 같은 사람들은 부모가 한국에 와서 국적을 회복하였거나, 한국에 시집간 친척이 국적취득자의 자격으로 초청을 받았거나. 무연고동포 한국어능력시험에 합격되었거나, 심지어 단기 상용비자 혹은 관광비자로 한국에 입국하려고 하면 공항출입국심사에 걸려 한국 땅을 밟아보지도 못하고 강제퇴거조치로 발길을 중국에 돌리는 수밖에 없었다.
요즘 불거지고 있는 위명여권사용자 문제도 1990년대 초청사기 사건과 무관하지 않다. 몸은 중국에 있는데 사람이 한국에 있는 걸로 되어 있어 부득이하게 개명하거나 비자를 쉽게 받을 수 있다는 틈을 비집고 한족의 명의로 바꿔 여권을 만든 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법무부의 신규입국정책에 의해 2011년 11월 15일부터 12월 15일까지 신청한 조선족 수는 26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들 중에도 몸은 중국에 있는데 사람이 한국에 있어 가령 추첨이 되더라도 한국공항에서 입국불허조치를 받고 불행하게 중국에 돌아가야 하는 사건이 많이 발생할 것으로 추측된다.
법무부는 과거 중국동포들이 부득이하게 본의 아니게 말려들어 억울한 자들에게 입국을 허용하는 선처를 베풀어주기를 바란다. /동포타운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