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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을 바쳐 지킨 ‘순수문학’

[인터넷료녕신문] | 발행시간: 2019.04.01일 10:03
라틴아메리카 문학의 거장이자 칠레 문학의 대표적인 작가 로베르토 볼라뇨의 대표작, 《칠레의 밤》은 작가 자신이 스스로 자신의 짧은 소설

가운데 가장 완벽한 작품으로 꼽았다. 무수한 인용, 불분명한 문학적 언급, 지적인 은유, 독특한 작가들에 대한 남다른 성찰 등 작가의 독특한

문학적 특질이 잘 드러나는 수작이다.

소설은 림종을 앞둔 한 남자, 세바스티안 우루티아 라크루아의 회고록이다. 그는 칠레에서 사제이자 문학 비평가로서 성공했고 일생을 자기

자신과 평화롭게 지냈는 데 느닷없이 등장한 ‘늙다리 청년’ 때문에 마음이 괴로워졌다. 그래서 자신의 인생에 대해 변명을 늘여넣고

시작한다.

소설은 끝가지 ‘늙다리 청년’의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다. 아마도 우루티아의 량심을 괴롭히는 환영 같은 게 아닐가 싶다. 소설 초반에

인상적이였던 대목 하나가 있다면 우루티아가 페어웰 농장을 방문했을 때 농장의 련인들이 사제복을 입은 자신을 보고 반가워하자 우루티아는 신부로서

좋은 말을 하기는 커녕 그 자리를 벗어나고 싶어 괴로워한다.

결국, 소설은 작가를 꿈꾸는 신부 우루티아를 둘러싸고 이야기를 펼쳐간다.

저자 볼라뇨는 자신의 전반생을 회고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조국을 잃었다. 대신 꿈을 얻었다.’

볼라뇨는 달콤한 사탕으로 현실의 쓰디 쓴 약을 대신하지 않았다.

볼라뇨가 만들어낸 주인공 우루티아 사제는 외면할 수 없는 진실마저 못본척하며 “칠레에서는 문학을 이렇게 하지.”라는 말로 문인으로서의

자신의 비겁함과 천박함을 합리화 한다. 그러나 죽음에 직면했을 때 자기 합리화 탓에 그는 평안하고 우아했던 자시느이 삶이 폭풍 속에 휘말리는

것을 목도한다. 그리고 여전히 작가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카날레스를 찾아가 사건의 진상을 듣게 된다.

볼라뇨는 이렇듯 칠레 문학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는 참으로 수칫럽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광경을 숨막히게 쏟아내고 있다. 중요한 것은

삶이지 문학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회고록에 나오는 문학을 하는 자들의 모습에는 삶을 치렬하게 대하는 모습도, 문학의 순수함을 추구하는 모습도 보기

힘들다. 다만 시류에 따라 변하고 권력의 주변을 맴돌뿐이다.

볼라뇨는 라틴아메리카 문학을 세계적 반렬에 올린 가르시아 마르케스 세대에 저항하며 문학을 했다.

소설은 우리의 기준으로 자대를 들이대면 문장이 깔끔하지 않다. 주절주절 대는 듯 독백하는 문장으로 시간이 전개되고 스토리가 펼쳐진다. 그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놀랍게도 칠레의 생생한 풍경이 저절로 느껴진다. 문장 하나하나가 례사롭지 않다.

소설은 칠레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독재정권 시절을 배경으로 진실을 외면하고 권력에 기생한 문인들과 지식인들의 허상을 적라라하게 까발리고

있다. 저자는 이 작품에서 노벨문학상을 받은 칠레 문학의 거성 파블로 네루다를 비롯해 칠레의 유명 문인들의 실명까지 주인공의 회고 안에서

거론하며 그들의 문학이 부패한 권력에 맞서기보다 권력과 동거했다는 식으로 서술한다.

이런 점에서 짐작 가듯 볼라뇨는 문학을 문학으로 지독하게 비난하고 조롱하고 야유하는 작가다. 또한 이것이 볼로냐 작품의 특징이라고도 할 수

있다.

지금은 이 땅에 없는 라틴아메리카 문학의 ‘시한폭탄’, 라틴아메리카 최후의 작가, 스페인어권 세계에서 가장 추앙받는 소설가, 로베르토

볼라뇨에게 바치는 찬사들이다. 서천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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