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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신을 당한 날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9.12.23일 12:17



손유정(룡정시북안소학교3학년2반)

  (흑룡강신문=하얼빈)오늘도 나는 즐거운 마음으로 웃음소리 가득한 소년궁글짓기교실로 왔다. 교실에는 지난학기와 달리 2학년 꼬맹이들이 많아 3학년인 우리가 ‘어른’이다. 그렇다고 1학년에서 금방 올라온 그들을 얕보아서는 절대 안된다. 작은 고추가 맵다고 그들중에는 우리보다 단어도 더 많이 알고 성구, 속담도 많이 아는 애들이 제법 많다.

  시간이 시작되자 선생님께서는 “오늘은 첫글자가 ‘안’으로 시작되는 단어 찾기를 하고 그 과정을 글로 써보겠습니다. 우리 작문반 식구 한사람 한개 단어씩 26개 단어는 찾을 수 있겠죠?”라고 하셨다. 26개 단어라는 말에 어떤 애들은 눈이 등잔처럼 커지고 어떤 애들은 너무도 놀라 입을 딱 벌리기도 하고 또 어떤 애들은 한숨을 내쉬며 머리를 가로 흔들기도 하였다.

  선생님께서 시작을 선포하자 우리는 안녕, 안경, 안개 3개 단어를 말하고나니 딱 막혀서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누가 새로운 단어를 말하나 멀뚱멀뚱 쳐다만 보았다. 물뿌린듯 조용해진 교실, 의외라는듯 놀라운 선생님의 눈길! 10개 단어 쯤은 쉽게 쓸 것 같았는데 3개 단어밖에 맞추지 못하니 나절로도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 한참뒤 2학년의 꼬맹이 박은경이 “안전”이라는 단어를 말하자 선생님은 좋은 단어를 찾았다면서 은경이를 칭찬하셨다. 그제야 우리는 날마다 안전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씀하시던 선생님의 말씀이 떠올라 너도나도 안전에 대하여 한마디씩 말하기 시작했다. “부모님은 우리가 안전히 집에 돌아와야 시름놓습니다.” “인민의 생명안전은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선생님께서는 2차는 시합으로 하자고 하였다. 내가 “안타깝다”는 단어를 말하는 순간 어머니의 기대에 못미치는 딸, 매번 시합에서 1등하지 못하는 내가 안타깝다는 생각에 또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한참뒤 윤용위가 안전모를 말하는데 조선어단어가 생각 나지 않아 한어로 말하자 눈치빠른 김성이가 제꺽 “안전띠”라고 하였다. 시합결과 3조가 이겼다. 그런데 윤용위의 안전띠는 견후가 안전모쓰는 동작을 뒤에서 한거라고 하니 3조 승리는 결국 반칙이였다.

  그 날 우리는 안으로 시작되는 많은 단어를 찾았는데 3학년보다 2학년 꼬맹이들이 더 많이 찾아 우리 3학년 ‘어른’들이 톡톡히 망신을 톡톡히 당했다.

  /지도교원: 림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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