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국제학술지 네이처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중국, 우한 등과 연관시킨 것에 대해 사이트, 소셜미디어와 위챗 계정을 통해 사과했다.
네이처는 최근 3일 연속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오명 씌우기(污名化)’를 제지하자”란 제목의 중·영문 사설을 통해 코로나19를 중국, 우한과 연관시킨 데 대해 공식 사과했다.
네이처의 사과문 내용 중 일부 캡처
네이처는 사설에서 “전염병이 폭발한 이후 바이러스의 이름을 둘러싼 ‘인종차별적 공격’이 이미 심각한 결과를 초래했다”면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오명 씌우기를 제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호주 인권위원회의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2월과 3월 코로나19와 연관된 인종차별 신고가 전체 신고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미국 연구소 NCRI는 아시아계에 대한 인터넷 공격이 증가하는 추세와 미국의 코로나 확산 추세는 기본 일치하다고 지적했다.
인종차별은 학계에도 파급되고 있다.
중국, 한국, 인도와 일본의 과학연구진은 4월호 ‘Nature Reviews Physics’에서 그들이 국제 정기 간행물에 글을 발표할 때 받았던 차별 대우 등을 호소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병명이 특정 지역이나 사람에 대한 혐오나 인종차별로 이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 2015년부터 지명 등이 포함된 병명을 자제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이런 원칙 아래 세계보건기구는 지난 2월 11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발한 질병의 공식명을 ‘COVID-19’로 규정했다.
네이처지의 사과는 “인종차별적 대우에 반대하고 과학이 과학의 본연에로 돌아오게 하자”는 정중한 호소문이다.
네이처지는 또 사설에서 “각국이 코로나 방역에 힘쓰고 있는 반면 소수의 정치인들은 구시대적 행태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가운데 많은 국제기구들은 처음부터 병명을 왜곡하는 데 반대해 나섰다.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은 일찍 “현재 가장 큰 적은 질병 바이러스가 아니라 공포, 요언과 오명 씌우기”라고 지적한 바 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폐렴을 정치화하는 것은 더 많은 시신 주머니를 원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미국에 일침했다.
한편, 2월 11일 세계보건기구가 질병 공식명을 선포한 후 많은 서방의 주요 언론들도 보도 내용에서 ‘우한 바이러스’란 표현을 없앴다.
CNN은 2월 보도에서 ‘Wuhan coronavirus’란 표현을 여러 차례 썼지만 2월 중순부터는 ‘coronavirus’나 ‘Covid-19’로 바꿔 사용했다.
3월 18일 빌 게이츠는 소셜미디어에서 미국 네티즌들과 대화하다가 한 네티즌의 질문 중 ‘중국 바이러스’란 표현에 대해 특별히 지적해 바로잡기도 했다.
또한 미국 워싱턴주 보건부문은 홈페이지에 특별 코너를 설치해 전염병 사태 중 착오적인 메시지는 공포나 적대감을 조성한다고 특별히 강조했다.
네이처지는 사설에서 바이러스는 누구도 차별 대우하지 않으며 우리 모두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러스를 이기는 것은 결국 망언이 아니라 과학이며, 고립이나 모함이 아니라 협력과 신뢰이다.
/국제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