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웅서기자] 애플이 오는 9월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폰5를 놓고 휴대폰 액세서리 제조사들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돌고 있다.
기존 30핀 독 커넥터가 19핀으로 변경된다는 소식 때문이다. 애플의 독 커넥터 크기 변경을 한 편에서는 '부담'으로 받아들이고 다른 편에서 '기회'로 기대하고 있다. 독 커넥터는 스마트폰 밑부분에 위치한 충전 단자로 충전하거나 PC에 연결할 때 주로 사용된다.
여러 IT 액세서리 제품도 독 커넥터를 많이 활용한다. 예컨대 도킹 오디오나 키보드와 같은 전자기기의 경우 독 커넥터를 통해 스마트폰과 제품을 연결한다.
◆당분간 30핀과 19핀 액세서리 모두 유지…'부담되네'
새로운 19핀 독 커넥터가 부담되는 쪽은 예전부터 애플 관련 도킹 스피커 등 전자기기 액세서리를 만들어 온 업체들이다.
이런 제품들은 특히 애플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애플은 그동안 30핀 독 커넥터 크기를 변경하지 않고 신모델에 계속 적용해 왔고 스마트폰 라인업도 한번에 하나씩만 내놨다.
덕분에 액세서리 제조사 입장에서는 대대적인 규격 변경의 걱정 없이 새로운 아이폰 디자인에 맞춰 액세서리를 출시할 수 있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 각 제조사들마다 독 커넥터의 위치가 다르고 크기가 다른 사례가 많아 공용 액세서리를 내놓기 어렵다. 삼성전자만 해도 갤럭시S에서 갤럭시S2로 넘어가면서 단자 위치와 규격이 바뀌었다.
문제는 아이폰5가 출시되고 난 이후다. 외신 등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5 외에도 새로운 아이팟 제품과 출시가 예상되는 아이패드 미니에도 새로운 19핀 독 커넥터를 채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뉴아이패드에도 19핀 독 커넥터를 적용해 새로 선보인다는 추측도 있다.
새로운 독 커넥터가 적용된 애플 제품이 나오면 액세서리 제조사들은 그에 맞춰 액세서리를 개발해 따로 선보여야 한다. 그렇다고 앞으로 19핀 적용 액세서리만 출시할 수도 없다. 아이폰4S나 뉴아이패드 등 기존 제품 사용자들도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액세서리 제조사들은 당분간은 19핀과 30핀 액세서리를 모두 유지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된 것이다.
◆30핀-19핀 연결하는 '젠더' 사업…새로운 기회
19핀 독 커넥터를 새로운 기회로 보는 액세서리 업체도 있다.
국내 액세서리 업계 한 관계자는 "30핀 제품들을 19핀의 아이폰5와 이어주는 '젠더' 판매가 늘어날 것"이라며 "젠더 시장을 먼저 선점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젠더'를 사용하면 사용자와 액세서리 제조사 모두에게 이득이다. 사용자들은 기존에 사용하던 30핀 액세서리들에 젠더만 꽂아 계속 사용할 수 있다.
또 액세서리 제조사들은 젠더 판매라는 틈새 시장을 개척하는 동시에 19핀이 적용된 액세서리 출시까지 시간을 버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반면 19핀 독 커넥터가 아직은 '소문'에 불과하다는 것은 불안요인이다.
LA타임즈는 앞서 "애플의 새로운 독 커넥터 크기에 의문이 남는다"며 "19핀이 적용될 것이란 전망 외에도 16핀이나 8핀 독 커넥터가 채용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19핀이 거의 확실한 것 같다"며 "실제 제품이 공개되면 그에 맞춰 발 빠르게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웅서기자 cloudpark@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