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잠을 설치며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도록 박진감 넘치는 스포츠게임과 눈물의 감동을 선사한 2012 런던 올림픽이 13일 오전(한국시간) 폐막식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특히 영국의 도박사들과 해외 주요 외신들이 금메달 10개 미만을 예상했던 한국대표팀의 선전은 국내팬들에게도 놀라움과 짜릿한 환희의 순간들을 맛보게 해주었다.
올림픽 무대에서 우리대표팀의 선전이 예상을 뛰어넘는 이슈였다면 올림픽 무대 밖은 어떠했을까?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올림픽 공식 후원사들의 마케팅은 경기장의 시설부터 선수들의 유니폼, 착용 신발, 액세서리 까지 다양하며 전세계 사람들의 이목과 관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엄청난 경제적 효과를 가져온다.
그러나 정작 이번 런던 올림픽에서 가장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본 기업은 공식 후원사인 삼성과 코카콜라가 아닌 듯하다. 바로 HTC가 지난해 인수한 비츠 일렉트로닉스가 그 주인공이다.
비츠사에서 제조하는 닥터드레 헤드폰은 이미 국내 유저들에게 박태환 헤드폰으로도 잘 알려져 있으며 국내외 유명 연예인들이 착용하는 것으로 최근 음악을 좋아하는 젊은사람들에게 유명세를 타고 있는 브랜드이다.
이렇듯 기존의 스타 마케팅을 통해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해온 비츠사는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스포츠스타들을 대거 포섭하며 자연스럽게 TV, 신문, 인터넷 등 주요 미디어를 통해 자사제품을 홍보했다.
특히 각종 기록과 선수간의 경쟁구도로 화제를 낳은 수영종목에서는 박태환이 골드컬러의 헤드폰을 착용하자 중국의 쑨양도 붉은색의 헤드폰을 착용하고 나란히 입장하는 등 흥미로운 장면을 연출했다. 실제로 선수들은 헤드폰을 착용하면서 주변의 소음을 차단하고 경기에 앞서 긴장감을 완화해준다는 점에서 그저 패션액세서리가 아닌 기능성 전자제품이라는 메시지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비츠사의 게릴라 마케팅 전략은 다시한번 런던에서 파급력을 입증시킨 셈이다.
더욱이 올림픽 기간 중 처음으로 영국올림픽위원회와 국제올림픽위원회에서 공식 후원사의 권리가 침해당하는 것을 우려한다는 입장과 함께 영국 대표단 선수들의 닥터드레 헤드폰 착용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물론 공식 후원사로 많은 비용을 들인 기업들에게는 언짢은 일이지만 그럴수록 런던 올림픽에 참가한 대표 선수들과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는 시청자들에게는 최상의 마케팅효과를 거둘수있는 방법일 것이다.
한편, 지난해 비츠사를 인수한 HTC는 치열한 시장에서의 스마트폰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스마트폰과 닥터드레 헤드셋을 패키지로 제공하는 파격적인 제품을 선보였다. 이미 양사는 최고급의 모바일 음향을 구현하기 위해 공동으로 개발을 진행해왔으며 이러한 야심찬 계획은 결국 HTC가 소비자의 모바일 경험을 업그레이드 시키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얼마전, 삼성의 브랜드파워에 눌려 국내시장에서의 철수를 발표한 HTC.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올림픽에서 공짜 마케팅이라는 논란을 일으키며 주요 공식후원사인 삼성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곳은 닥터드레헤드폰의 주인이 HTC였다는 점은 숨어있는 볼거리 중 하나였다.
또한 현재 위기에 봉착한 HTC가 런던 올림픽을 계기로 뒤쳐진 스마트폰 업계에서 반등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인지 또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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