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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뱃속 ‘새끼 괴물’ 정체 180년만에 밝혀졌다

[기타] | 발행시간: 2012.08.29일 13:51

세기 전 원시적인 새로운 갑각류로 보고된 ‘괴물 유생’ (학명 Cerataspis monstrosa). 심해 새우의 유생으로 드러났다. 사진=다릴 펠더

조홍섭 기자의 ‘물바람숲’ 바로가기

새끼는 ‘괴물’ 어미는 ‘새우’…달라도 너무 다른 심해 새우 성체와 유생

미 생물학자, 분자유전학과 유전자 데이터베이스로 두 세기 숙제

영국의 동물학자 존 에드워드 그레이는 1828년 돌고래의 위장 속에서 이상한 동물을 발견했다. 1㎝ 남짓 작은 크기의 갑각류였지만 생김새가 특이했다. 단단한 껍질과 두툼한 몸집에 뾰족한 장식 돌기가 나 있는 괴상한 모습이었다. 그는 이 동물이 원시적인 갑각류의 새로운 속으로 분류하고 “아주 이상한 괴물”이라고 묘사했다.

 그 후 이 이상한 동물은 아주 가끔 발견됐지만 오직 다랑어나 돌고래의 뱃속에서만 모습을 보였을 뿐 바다에서 산 채로 잡힌 적은 없었다. 최근까지도 학계에서는 이 동물이 성체가 아니라 심해 새우의 유생일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을 뿐이다.

 유생은 종종 성체와 아주 다른 형태를 띤다. 어린 새끼가 성체의 축소판처럼 생긴 건 포유류에게나 해당하는 일일 뿐 곤충, 물고기, 식물 등에선 어린 개체를 구분하는 별도의 학문 분야가 있을 정도로 어렸을 때와 다 자랐을 때의 모습이 다르다.

괴물 갑각류가 심해 새우와 관련 있을지 모른다고 과학자들이 의심하기 시작했지만 워낙 희귀해 증거를 잡을 수 없었다.

2009년 멕시코 만에서 우연히 잡힌 ‘괴물 유생’. 길이 11.9밀리로 수심 420미터에서 잡혔다. 사진=다릴 펠더, 생태학과 진화

그런데 미국 조지 워싱턴 대 생물학자인 케이스 크랜달이 멕시코만에서 바다 중층의 플랑크톤을 조사하다 우연히 이 괴물 갑각류 한 마리를 채집했다. 괴물 갑각류를 둘러싼 생물학 연구 여건은 지난 200년 동안 많이 달라졌다.

이 괴물이 어떤 새우의 유생인지 확인하려면 유생을 실험실에서 길러 어떤 성체가 되는지 확인하면 된다. 하지만 워낙 드문데다 심해와 표층을 오가는 이 유생을 기르는 건 불가능에 가까왔다.

 하지만 크랜달 교수는 최근 분자생물학을 이용했다. 이 유생의 유전자를 방대한 다른 갑각류 유전자 데이터베이스에서 비교하는 작업을 한 것이다.

유전자 분석 결과 ‘괴물 유생’의 성체로 밝혀진 심해 새우(학명 Plesiopenaeus armatus). 길이 136밀리. 사진=페쿠그냇, 생태학과 진화

그 결과 이 괴물 유생의 성체는 전혀 다르게 생긴 대서양 심해 새우란 사실이 밝혀졌다. 붉은 빛깔의 이 새우는 바닷가재와 비슷하게 생겼다.

 크랜달 교수는 “200년 가까이 수수께끼로 남아있던 문제를 풀어 흥분된다”며 “유전자 분석 덕분에 연관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너무나 다른 유생과 성체. 사진=생태학과 진화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Phylogenetics links monster larva to deep-sea shrimp

Heather D. Bracken-Grissom, Darryl L. Felder, Nicole L. Vollmer, Joel W. Martin & Keith A. Crandall

Ecology and Evolution doi: 10.1002/ece3.347

한겨례뉴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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