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가려졌던 서울 삼성의 외국선수들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삼성은 3일 경기도 용인 삼성트레이닝센터에서 미디어 촬영을 가졌다. 다음시즌 선수들을 소개하는 영상과 사진을 촬영하는 날이었다. 이 자리에서 삼성의 두 외국선수 브라이언 데이비스(202cm, 113kg, 27세)와 케니 로슨(202cm, 118kg, 25세)을 만날 수 있었다.
최근 외국선수 교체를 검토하는 구단이 많다. 이미 부산 KT(브랜든 코스트너 - > 제스퍼 존슨), 울산 모비스(크리스 버지스 - > 아말 맥카스킬)가 선수를 바꿨다. 원주 동부도 저마리오 데이비슨을 리 벤슨으로 바꾸기로 KBL에 가승인을 요청한 상태.
하지만 삼성은 두 명의 선수를 모두 새얼굴로 뽑은 구단 중 유일하게 교체소식이 없다. 그만큼 둘에 대한 신뢰가 두텁다는 뜻이다. 삼성은 LA에서 2주간 치러진 전지훈련을 마치고 지난 1일 귀국했다. 삼성은 5일 다시 중국으로 날아가 ABA대회에 참가할 예정. 아쉽지만 삼성 선수들이 뛰는 모습은 아직 볼 수 없었다.
촬영을 위해 나타난 데이비스와 로슨은 탄탄한 근육질 체구를 자랑했다. 두 선수는 LA현지에서 삼성에 합류했다. 둘은 겨우 며칠밖에 안 지났지만 한국생활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데이비스는 "한국이 마음에 든다. 체육관 시설이 정말 좋고 사람들도 친절하다. 적응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로슨 역시 "코칭스태프도 훌륭하고 선수들도 다들 실력이 좋다. 특히 슈팅실력에 감탄했다"고 평가했다.
자신을 소개해달라는 질문에 데이비스는 "나는 골밑에서 주로 활동하는 수비형 빅맨"이라고 했다. 또 로슨은 "난 골밑과 외곽 모두 맡을 수 있다. 감독님이 시키는 포지션을 소화하겠다"고 자신했다.
두 선수 모두 항상 웃음이 끊이지 않는 밝은 성격이었다. 촬영 중 같은 동작을 반복해서 시키는 무리한 요구에도 짜증 한 번 내지 않았다. 서로 궁합도 잘 맞는 편이었다. 출장시간을 나눠 갖는데 불만은 없냐고 물으니 로슨은 "내가 1초도 못 뛰더라도 팀이 이긴다면 난 행복하다. 중요한 것은 팀의 승리"라며 개의치 않았다.
삼성 국내선수들도 두 외국선수가 듬직하기만 하다. 신인 이동하는 "데이비스가 정말 잘한다. 성격도 다들 참 좋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외국선수들도 이구동성으로 동료들을 칭찬했다. 로슨은 "이규섭의 슈팅이 진짜 정확하더라. 이시준과 김승현의 패스도 정말 좋았다"고 했다. 데이비스 역시 "킴(김승현)이 최고다"고 거들었다.
포인트가드와 센터는 서로 공생하는 관계다. 아무리 센터가 자리를 잘 잡아도 제 때 패스가 안 들어오면 소용없다. 그런 의미에서 가드진이 좋은 삼성은 외국선수의 선발로 내외곽의 조화를 잘 이뤘다는 평가다. 약간 아쉬운 것은 데이비스와 로슨이 속공의 최전방에서 뛸 수 있을 정도로 매우 빠른 선수는 아니라는 점.
시즌목표를 물어봤더니 약속이나 한 듯 똑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바로 삼성을 우승시키겠다는 것. 데이비스는 "나는 팀플레이어다. 팀을 위해 희생하는 법을 알고 있다"며 성숙한 태도를 보였다.
사진_케니 로슨(좌)과 브라이언 데이비스(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