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했지만 번번이 실패… 3년 전부터 포르노 영상 올려… 하루 6시간만 자면서 골몰…
약 40TB(테라바이트·약 4만GB) 분량의 포르노 영상 3만8000여편을 인터넷 공간에 올려 3년여 동안 1억원 상당을 벌어들인 30대가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2009년부터 3년 7개월 동안 아동·청소년 포르노를 포함, 수만건에 이르는 포르노 영상을 인터넷 공간에 유포한 혐의로 박모(39·무직)씨를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PC방, 감자탕집 운영에 번번이 실패했던 박씨는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파일 공유(P2P) 사이트 등에 포르노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감자탕집 주인에서 '헤비업로더(돈을 벌기 위해 불법 파일을 인터넷에 대량으로 올리는 사람)'로 변신한 박씨는 하루 6시간만 자고 나머지 시간을 모두 음란물을 내려받고 이를 다시 올리는 데 썼다고 경찰은 전했다. 포르노 영상을 올리는 숫자만큼 수입이 오르기 때문이다. 박씨가 올린 포르노 영상을 다운 받은 사람만 2만5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경찰은 추산했다.
경찰 조사 결과, 박씨는 웹하드 이용자들이 결제한 금액의 일부를 챙겨 자녀 교육비 등 생활비로 썼다. 결제 금액의 10% 정도를 포인트로 받아 이를 백화점 상품권으로 바꾼 뒤, 상품권을 다시 현금화하는 식이다. 2009년부터 최근까지 그가 음란 동영상으로 벌어들인 돈만 약 1억원. 이 기간에 박씨는 1100만원 상당의 그랜저TG 중고 차량을 사들였고, 매달 두 아들의 학원비·과외비를 냈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는 벌어들인 돈을 생활비, 자녀 학원비, 대출이자 등으로 모두 썼기 때문에 생활 형편이 넉넉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인터넷 주소(IP) 추적 끝에 지난 12일 오후 서울 도봉구 자택에서 박씨를 붙잡았다. 당시 박씨의 컴퓨터에는 220개의 포르노 영상(167GB 상당)이 저장되어 있었다. 경찰은 박씨의 동생(37)과 자동차용품 회사에 다니는 이모(37)씨도 포르노 영상을 올린 혐의로 함께 붙잡았다. 또 차단 조치를 하지 않고 음란물 유포를 조장한 혐의로 웹하드 업체 대표 홍모(47)씨 등 3명도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 조사에서 박씨는 "아내나 아이들은 내가 이런 일을 했다는 사실을 모를 것"이라고 진술했다.
조선일보 김형원 기자 원선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