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을 떠나는 사연, 공연스태프에 대한 정산, 그리고 꿈
- 김장훈이 직접 털어놓은 비하인드 스토리 첫 공개
김장훈(사진=하늘소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조우영 기자] ‘완타치-형제의 난’. 공연계 명콤비 김장훈과 싸이의 합동콘서트 타이틀이다. 불과 1년 전 일이다. 비장함이 느껴진다. 그랬다. 두 사람은 무대에서 한 치의 양보 없이 경쟁을 펼쳤다. 누가 더 잘났느냐가 아닌 누가 더 많은 박수와 함성을 이끌어내느냐였다.
최근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이 표면화됐다. 오래전부터 내부에서 곪아온 감정의 골이 터진 모양새다. 여기에 앞뒤 맥락이 짤린 몇 줄의 짧은 글들이 억측을 낳고 있고, 이는 또다시 진짜 ‘형제의 난’을 일으킨 장본인이 누구냐는 데 대중의 화살촉이 향하고 있다.
논란이 불거지자 두 사람의 전 공연기획사 스태프는 인터넷 게시판에 자신들의 경험담을 잇달아 올렸다. 김장훈의 소속사 직원이나 공연 스태프에 대한 정산·처우 문제 등에 관한 것이다. 이 증언 내용이 서로 엇갈리면서 오히려 혼란을 야기시키고 있다.
김장훈은 공교롭게도 논란이 일기 전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했다. 지난 4일 재창간한 본지를 축하하기 위해서였다. 김장훈·싸이 두 사람을 모두 잘 아는 다수 기자는 그들의 갈등이 곧 봉합되리라고 믿었고, 바랐다. 두 사람 모두 대한민국이 낳은 자랑스러운 가수들이기 때문이다. 대중의 올바른 이해를 돕기 위해 몇가지 하지 않으려 했던 이야기들을 풀어놓는다. 그의 솔직 화법으로.
싸이와 김장훈(사진=공연세상 제공)
▲ 실연 = 10년 동안 함께 했던 공연 스태프들과 헤어졌다. 난 지금 새 공연기획사를 찾고 있다. 첫사랑과 실연했는데 더 예쁜 여자 만난다고 마음이 풀리나. 세월이 약이다. 가식적으로라도 내가 부족하다고 인정하는 게 가장 빨리 풀 길인 것 같다.
▲ 돈 = 나도 뭐가 뭔지 모르겠다. (전 공연기획사가) 나가는 날 내가 4억원을 줬다. 사무실도 얻어야할 테고, 처음에는 여러 가지 면에서 새롭게 꾸려야 할 게 많으니 도움이 되고 싶었다. 훗날 A대표가 믿었던 그에게 “2년 정도 서로 자리 잡은 뒤 다음에 만나자”는 얘기를 들었다더라. 그래서 내가 “2년 동안 네가 자리 잡게 해줘야지.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이냐”고 설득해 그들을 다시 이어줬다.
▲ 사람 = 마음이 너무 아프다. 이 미쳐버린 세상을 이해하지 못하겠다. 여기에서 내가 뭐라고 해봐야 나만 미친놈이다. 머리로는 이해하는데 가슴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
▲ 모순 = 내 진성성이 의심받아도 불평·불만하지 않겠다. 기자와 방송국과는 싸워도 내가 대중에게 덤빌 자격은 없다. 나는 모순 속에 살고 있다. 단 오히려 도와주겠답시고 어떤 단체나 개인이 나를 비즈니스로 이용하려 할 때는 화가 난다.
▲ 투명 = 흑백이 갈리는 일에는 나서지 않는다. 그래서 정치적 발언은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회색이 아니다. 투명한 색이 되고 싶다. 내 직업은 가수이고, 노래로 모든 이와 만나는 게 내 일이다.
▲ 자살 = 솔직히 아직도 죽음을 꿈꾼다. 얼마 전에는 약을 먹고 자다 깼더니 나도 모르게 유서를 써놨더라. 하지만 죽지 않을 거다. 사람들이 알면 얼마나 나에게 실망하겠는가. 한 사람이라도 나로 인해 희망을 갖던 누군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누가 자살을 하고 싶어서 하겠는가. 순간인 것 같다.
▲ 미국 = 거창하게 해외 진출 얘기가 아니다. 사람이 싫어졌다. 그들을 미워하지 말아야 하는데 그게 안 돼서 내가 나가서 마음을 좀 비우고 오고 싶다. 인생이 긴 승부지만 단기로 봐서는 부당하다고도 느꼈다. 내가 한 발 떨어져 나를 바라보려 한다. 예전에는 죽으려 떠났지만 이제는 살려고 떠난다. 떠나면 이곳(한국)이 그리워질 테고 감사한 마음으로 돌아와 잘 살겠다.
▲ 싸이 = 싸이 때문만이 아니다. 내가 당한 게 많다. 그 많은 일을 폭로하는 기자회견도 할까 생각해봤지만 그렇게까지 누군가의 가슴에 못을 박지는 못하겠다. 그렇다고 가식적으로 너그러운 척도 못하겠다. 그래서 떠난다.
조우영 (fact@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