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삼성전자가 제소한 애플의 특허침해 사건을 기각했던 예비판정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해 내년 1월 최종 판정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을지 주목되고 있다.
20일 삼성전자와 외신 등에 따르면 ITC는 지난 9월 14일 "애플이 삼성전자의 특허권 사용과 관련해 제소한 4가지 항목들이 관세법 337조를 위반하지 않았다"는 예비 판정에 대해 '전면 재심사' 결정을 내렸다.
이번 재검사 결정은 예비 판정에 불복한 삼성전자의 이의신청을 ITC가 받아들인 것이다.
재심사 대상인 삼성전자 특허들은 CDMA 무선기술, 무선단말기에서의 패킷전송기술, 스마트폰에서의 다이얼링 관련 기술, 디지털 도큐먼트 기술 등 통신 관련 4건이다.
이에 따라 ITC는 예비 판정을 백지화하고 이번 사건을 원점부터 다시 조사해 내년 1월 14일 최종 판정을 내릴 예정이다. ITC 6인 위원회에서 결정하는 최종 판정은 미국 대통령의 승인을 거쳐 효력이 발생하게 된다.
ITC가 애플의 손을 들어줬던 예비 판정을 백지화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만약 최종 판정에서 삼성전자가 주장한 특허침해 가운데 1건이라도 ITC가 인정하고 미 대통령이 이를 승인하면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아이팟 등은 미국내 수입이 금지될 수 있다. 다만, 이번에 제소된 애플 제품들은 구형 모델들이라 수입 금지가 되더라도 영업에는 큰 지장은 없을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ITC의 재심사 결정을 환영하며 최종 판정에서 우리 주장이 받아들여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재심사 결정이 삼성전자한테 무조건 유리한 것은 아니다.
ITC는 예비 판정 당시 "삼성전자가 프랜드 조항을 남용했다는 어떤 증거도 없다"는 유권해석에 대해 이의신청을 제기한 애플의 요청도 받아들였다. 프랜드는 '공정하고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인(Fair, Reasonable And Non-Discriminatory)'의 줄임말로 표준특허에 대해 후발 업체들이 먼저 제품을 만든 뒤 적정 기술 사용료를 나중에 지불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다.
애플은 삼성전자가 표준특허를 무기로 특허침해를 제소한 건 프랜드 조항을 어긴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이에 따라 내년 1월 최종 판정에서는 삼성전자의 프랜드 위반 여부에 대한 재심사 결정도 내려진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파이낸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