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양승준 기자]"공개방송 방청 뛰어요."
스타를 쫓는 팬들 얘기가 아니다. 작품 홍보를 위해 공개 방송을 보러 다니는 연예인 얘기다. 무대 위에 서지 않더라도 방청객으로 방송 카메라에 얼굴이 잡혀 근황을 노출하기 위해서다. 홍보 무한 경쟁 시대가 낳은 새로운 풍경이다.
KBS2 '개그콘서트'는 '무대 게스트 한 명+방청객'이 새로운 홍보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KBS2 '개그콘서트'를 방청하러 간 박하선(사진 맨 왼쪽 위)와 최윤영(사진 오른쪽)
배우 박하선은 지난달 18일 '개그콘서트' 방송에서 방청석에 앉아 박장대소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이날 '개그콘서트'에는 윤상현이 '거지의 품격' 코너에 나왔다. 박하선과 윤상현은 영화 '음치클리닉' 속 남·여주인공이다. 영화 홍보를 박하선이 방청객을 자처한 셈이다. 그룹 쥬얼리 출신 배우 박정아와 최윤영이 같은달 '개그콘서트' 방송에서 방청객으로 카메라에 잡힌 것과 비슷한 사례다. 이날 방송에서는 박해진이 '거지의 품격'에 깜짝 등장했다. 세 사람은 KBS 주말극 '내 딸 서영이'에 출연 중이다.
이승기가 '개그콘서트' 녹화에 나선 당일 나영석 PD도 현장을 찾았다. 두 사람의 모습은 모두 전파를 타 시청자의 관심을 샀다.
'개그콘서트'는 시청률이 20%를 넘나드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그 때문에 홍보 효과가 높다. 프로그램을 향한 기업들의 간접광고 경쟁이 치열할 정도.
때문에 새 영화나 앨범을 홍보하기 위한 연예인들의 출연 요청이 줄을 잇고 있다. 출연 순번이 밀려 있을 정도다. 특히 같은 작품에 나오는 연예인들이 게스트 출연 요청을 하면 다 무대에 세울 수 없어 '무대 게스트+방청객' 식으로 풀고 있다는 후문이다.
방청객으로 카메라에 잡히면 출연료는 없다. 짧지만 인상 깊은 2초를 위해 연예인이 되레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Mnet '슈퍼스타K' 관계자는 "신인 등 인지도가 약한 가수들은 새 앨범이 나오면 순간의 이슈를 위해 방청객 출연 제의를 적잖이 해 온다"고 말했다.
다양한 에피소드가 나올 수 있다는 것도 '무대 게스트+방청객' 방식의 장점이다.
가수 이승기는 지난달 25일 '생활의 발견' 코너에 새 앨범 홍보차 출연했다. 이때 방청석에 앉아 있는 나영석 '1박2일' 전 PD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SBS '런닝맨' 나갔다고? '1박2일'같이 그만뒀어." 두 사람의 인연을 활용해 웃음을 주는 식이다.
인기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와 Mnet '슈퍼스타K' 공개 방송 현장을 찾은 스타들(사진 맨 왼쪽 위부터 고은아 서민정 유아인 이요원)
덕분에 제작진에게도 연예인 방청객은 고마운 존재다.
방청석에 앉아 있는 연예인의 인상은 짧지만 강렬하다. 10년 차가 넘은 방송 작가 김경민 씨는 "스타가 방청객으로 나오면 '스타도 보는 인기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라며 "동시에 시선도 확 잡을 수 있어 좋은 이야깃거리"라고 말했다. '뜻밖의 손님' 등장에 시청자도 즐겁다. 아는 얼굴이 나왔다는 반가움. 여기에 같은 방송을 즐기고 있다는 공감대가 더해져 프로그램 집중도는 높아진다.
그렇다고 모든 연예인들이 홍보를 목적으로 공개 방송 방청을 하러 가는 건 아니다.
좋아하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지인들과 현장을 찾아 생동감을 느끼고 싶기 마련. '슈퍼스타K' 제작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요원은 딸이 좋아해 생방송 현장을 방문했다. 유아인·박한별·엄지원 등 연예인과 야구선수 이택근 ·조인성 골프선수 양용은 등도 '슈퍼스타K'를 즐겨보는 시청자로 공연장을 찾았다. '슈퍼스타K4' 톱3에 올랐던 정준영과 열애 의혹까지 받았던 고은아는 생방송 현장을 찾아 화제가 됐던 인물 중 한 명. 고은아는 다른 친구들과 함께 자연스럽게 생방송 현장을 찾았다는 후문이다. '뉴욕댁' 서민정도 지난 7월 남편과 함께 '개그콘서트'를 방청, 이 모습이 카메라에 잡혀 화제가 됐다.
양승준 (kranky@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