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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 박경철 "한국인, 행복하려면…"

[기타] | 발행시간: 2013.01.28일 06:32
↑<문명의 배꼽, 그리스>를 펴낸 박경철. ⓒ구혜정 기자 photonine@

"행복해지는 방법을 배워본 적이 있나요?"

'시골의사' 박경철 안동신세계 연합클리닉 원장(49)은 인터뷰하러 간 기자에게 도리어 질문을 던졌다.

외과의사 출신의 경제전문가, '시골의사'란 필명의 칼럼니스트, 방송인, 청년 멘토, 스타강사로 활약하던 박 원장은 2011년 11월 홀연히 그리스로 여행을 떠났고, '박경철 그리스 기행 1'이라는 부제가 딸린 <문명의 배꼽, 그리스>(리더스북)라는 묵직한 책 한 권을 들고 다시 우리 앞에 나타났다.

박 원장이 총 1년 6개월간 그리스를 여행하며 가장 인상적으로 느꼈던 것은 '행복에 관한 시각'이었다고 했다. 복지국가의 대표 격이긴 하지만 국가 부도 사태를 맞아 심각한 경제위기에 처한 그리스에 여전히 '행복'이라는 단어가 어울리긴 한 걸까.

"그리스인들은 행복해지는 방법을 아주 어릴 때부터 배워요. '너는 우리의 축복이야' '네 인생은 경이로워'라는 이야기를 자라는 내내 할머니 할아버지 부모에게 들으면서 자긍심이 충만해지는 거죠."

박 원장에 따르면 그리스에서는 몸이 불편한 노인이 지팡이를 짚고 홀로 걷는 것은 좀처럼 볼 수 없다. 여전히 가족공동체가 유지되어 3대가 함께 사는 게 예삿일이라고 한다. 자신이 축복 자체라는 것을 알려준 가족은 그리스인들에게 무엇보다도 소중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이고, 특히 노인자살률은 그리스의 36배에 달하는데 누가 누구를 측은지심으로 바라보아야 할까요? 우리와 다르다고 손가락질 할 이유는 없잖아요?"

박 원장은 앞으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도 바로 이 지점에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익숙하지 않은 것, 다르고 새로운 것에 호의를 가지고 받아들일 수 있는 수용성의 확대가 있다면 우리의 장점을 잘 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박경철은 "이 책은 시간순에 따른 연대기적 기술이 아닌 공간을 따라 가는 '스페이스텔링'방식을 택했다"고 말했다. ⓒ구혜정 기자 photonine@

그는 "홍익인간·재세이화, 우리는 고대 그리스보다 몇 천 년 앞선 관용과 수용의 정통을 가졌는데, 불과 몇 년 사이에 배타적으로 바뀌었다"며 "하지만 이는 일시적일 현상일 뿐, 격렬함 속에 새로운 무언가가 나오듯 이 시대가 지나면 새로운 가치가 나올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읽고 박 원장은 로마를 '짝퉁'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로마의 근원인 그리스를 찾아가겠노라 마음먹었다. 특히 이번 여행과 집필을 결심하게 된 것은 청년시절 '희랍인 조르바'의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저서들을 읽으며 생겼던 그리스에 대한 강한 호감 때문이었다.

"한국 사람들이 '그리스'하면 떠오르는 것은 딱 두 가지뿐이에요. 하나는 신화와 올림포스의 나라라는 몽환적 이미지고, 또 하나는 국가 경제위기로 망해가는 나라죠. 하지만 우리가 알아야 할 그리스에 대한 진실은 이 양극단의 이미지 중간쯤에 있는 것 같아요."

박 원장은 "그리스가 거대한 식민지를 건설했지만 착취와 약탈이 아닌 문명의 교류를 추구했고, 헬레니즘은 그야말로 융합과 수용의 문화가 아니었냐"고 되물었다.

"우리도 한때 어려움과 도전이 있었지만 긴 호흡으로 보면 결국 나아지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수용하고 포용하면서 함께 가야겠지요. 그리고 청년들에게 말하고 싶네요. 지난해까지 위로와 격려의 시간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승화'를 해야 할 때에요. 인간의 방어기제 중 가장 역동적인 것이죠. 자, 이제 힐링이 끝났으면 벌떡 일어나자고요!"

문명 탐험가가 된 박경철은 오는 30일 다시 짐을 꾸려 카잔차키스가 걸었던 길을 따라 긴 여행을 떠난다. 그리스 여행기는 모두 10권으로 집필될 예정이다. 그가 뜨거운 가슴으로 오롯이 만나고 듣게 될 그리스의 소리가 기대된다.

↑문명 탐험가가 되어 그리스를 여행 중인 박경철. (사진제공=리더스북)

머니투데이 이언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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