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교사인 박 모씨(34)는 지난달 카드 명세서를 들여다보고 깜짝 놀랐다. 외국 S사 아이크림 19만원, 출장 마사지 45만원, 두피마사지 60만원, 자가지방이식수술 180만원. 겨울방학을 맞아 미뤄뒀던 `자기관리`를 한다고 투자한 돈이 한 달 월급을 훌쩍 넘어섰기 때문이다. 최근 경기는 여전히 어렵지만 결혼과 자기만족을 위해 미용에 대한 투자는 줄일 수 없었던 것이다.
국내 안티에이징(노화 방지) 시장이 연평균 10.1%씩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거대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오래 살기`에서 `건강하게 살기`를 넘어 `아름답게 사는 것`을 추구하는 우리 국민의 자화상이다.
삼성경제연구소가 내놓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는 안티에이징`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국내 안티에이징 시장은 약 11조9000억원 규모로 연평균 10.1%씩 성장하고 있다.
시장의 약 75%를 화장품 소비재가 차지하며 성장을 주도하고 있고, 의료 부문이 18%, 서비스 부문이 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성장세는 최근 국내 경제성장률이 현저하게 정체되고 있고, 특히 민간소비가 꽁꽁 언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관심이 모아진다.
여기에는 출산율 저하가 지속되고 기대수명이 연장되는 고령화 사회에서 안정적 자산을 바탕으로 건강과 젊음에 적극 투자하려는 액티브 시니어층이 부상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안티에이징 수요는 1인당 국내총생산이 5000~1만5000달러 단계에서 급증하게 된다. 북미 유럽 등 선진국보다 중국, 러시아, 한국 등 신흥국의 관련 산업 성장세가 가파른 것도 이 때문이다.
강찬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안티에이징 산업의 글로벌 성장이 본격화하는 이때 모든 기업은 안티에이징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특히 기능성 소재 개발로 큰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정밀화학 기업과 안티에이징 융복합 제품 개발로 차별화를 꾀할 수 있는 소비재 기업의 관심과 투자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전범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