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글리벡에 내성을 보이는 만성 골수성 백혈병(CML) 세포를 선택적으로 죽이는 DNA 분자가위가 개발됐다.
건국대는 3일 생명특성화대학 특성화학부 생명공학과 연구팀이 항암제 글리벡에 내성을 보이는 만성 골수성 백혈병 세포를 선택적으로 죽이는 DNA 분자가위를 개발해 표적 항암제 글리벡과 함께 투여할 수 있는 바이오 신약 개발의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김동은 건국대학교 생명공학과 교수 주도하에 진행됐으며, 조요한 건국대학교 의대 교수와 김동욱 가톨릭대 의대 교수 등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DNA 분자가위는 표적 RNA 가닥과 결합하여 RNA를 선택적으로 절단할 수 있는 올리고 DNA 분자를 말하며, 올리고디옥시리보자임 또는 DNA 효소(DNAzyme)로 불린다.
만성 골수성 백혈병은 표적 항암제 글리벡으로 치료할 수 있지만, 세포분열이 활발한 만큼 분열과정에서 원인유전자에 추가적인 돌연변이가 생길 확률이 높다. 이때 글리벡에 대한 내성을 갖는 점 돌연변이가 백혈병 세포 유전자에 생기게 되면 더 이상 항암제가 듣지 않고 골수나 조혈모세포 이식만이 유일한 치료법이 된다.
연구팀은 글리벡이 잘 듣지 않는 돌연변이 티로신 인산화효소를 생성하는 점 돌연변이 RNA에만 선택적으로 결합하여 절단하는 DNA 분자가위를 설계해냈고, 글리벡과 함께 글리벡 내성 백혈병 세포에 도입한 결과 글리벡에 대한 감수성을 회복하고 백혈병 세포가 세포자살 과정을 통해 사멸하는 것을 확인했다.
구체적으로 백혈병 세포 내에서 항암제에 내성을 보이는 돌연변이 티로신 인산화 효소를 만드는 점 돌연변이 RNA를 선택적으로 절단하여 제거함으로써, 백혈병 세포가 더 이상 돌연변이 티로신 인산화 효소를 생성하지 못하고 세포분열을 멈추어 세포자살에 이름으로써 항암제 내성 돌연변이 백혈병 세포들의 증식을 억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추가적인 돌연변이가 발생하더라도 분자가위의 염기서열을 맞춰 변경할 수 있어서 활용도가 더욱 높다.
연구팀은 이번 기초연구 수준에서의 세포실험 결과를 기반으로 동물실험 등을 통해 바이오 신약으로서의 가능성을 탐색할 계획이다.
연구를 주도한 김동은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항암제에 내성을 보이는 백혈병 유발 단백질을 생성하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DNA 분자가위로 선택적으로 절단함으로써 백혈병 유발 단백질을 생성 이전 단계에서 제거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혈액학 및 종양학 분야 저널 백혈병지(Leukemia) 3월 20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최유진 건강의학전문기자 cyj82@hi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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