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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중퇴 '텀블러' 창업자 카프, 제2 저커버그 되나

[기타] | 발행시간: 2013.05.21일 00:26
야후서 1조2000억원에 인수

이용자 1억1700만 명 거느려

당분간 경영 직접 맡기로

데이비드 카프원조 '인터넷 황제' 야후가 재기를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1억1700만 명의 이용자를 거느린 마이크로 블로깅사이트 '텀블러(Tumblr)'를 현금 11억 달러(약 1조2000억원)를 주고 인수하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번 인수합병(M&A)은 지난해 7월 구글 여성 부사장에서 야후 최고경영자(CEO)로 전격 발탁된 머리사 메이어의 도박이기도 하다.

 야후는 검색과 뉴스 부문에선 여전히 강자다. 그러나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와 모바일 시장에선 페이스북·구글·애플에 맥을 못 춰 왔다. 메이어가 취임 후 텀블러를 눈독 들여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07년 데이비드 카프(26)가 창업한 텀블러는 쉽고 간단하게 블로그를 만들어 글·사진을 친구와 공유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로 대박을 냈다. 영화음악 작곡가인 아버지와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카프는 11세 때부터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독학으로 공부했다. 15세에 고교를 중퇴해 홈스쿨링(가정교육)으로 공부하다 2007년 어머니 아파트에서 텀블러를 설립했다.

 그러나 텀블러도 수익 모델 부재란 고민이 있었다. 회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지만 실제 돈을 벌 묘안을 찾지 못했다. 고민 끝에 지난해부터 광고를 올리기 시작했지만 몸값에 비하면 신통치 못하다. 텀블러로서도 야후 같은 인터넷 강자와 손을 잡으면 회원 수나 광고 수입 확장에 결정적 돌파구를 열 수 있다.

 그동안 인터넷 거물들도 사진이나 비디오 공유 사이트 매입에 열을 올려왔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10억 달러를 들여 사진 공유 사이트 인스타그램을 인수했다. 구글은 7년 전 유튜브를, AOL은 2011년 온라인 언론사 허핑턴포스트를 사들였다. 모두 젊은 네티즌을 끌어들이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그러나 야후의 텀블러 인수가 패착이 될 수 있을 거란 지적도 나온다. 야후는 8년 전 이미 사진 공유 사이트 '플리커'를 인수한 바 있다. 당시로선 페이스북이 사들인 인스타그램보다 인기 있는 사이트였다. 그러나 야후의 관료주의 문화 속에 잠기면서 성장이 정체됐다. 지난해 광고를 게재하기 시작한 뒤 텀블러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야후도 이를 의식해 당분간 텀블러 경영은 창업주 카프에게 맡기기로 했다. 구글 출신인 야후의 새 선장 메이어의 텀블러 요리 솜씨도 심판대에 오르게 됐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정경민 기자 jkm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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