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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美오케스트라, 30代 지휘자 대거 등용

[기타] | 발행시간: 2013.05.30일 03:11

[동아일보]

30대 젊은 지휘자의 중용이 미국 음악계의 대세가 됐다. 주요 오케스트라들이 최근 몇 년 사이에 이들을 대거 불러들이는 추세다. 132년의 역사를 지닌 미국 명문 악단인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16일 새 음악감독으로 라트비아 출신의 안드리스 넬손스(35)를 임명했다. 건강 악화로 2011년 9월 사임한 노장 제임스 러바인(70)의 후임이다. 전임자 나이의 절반에 불과한 넬손스의 임명은 미국에서도 큰 관심을 끌었다.

극심한 운영난으로 2011년 파산보호 신청을 했던 또 다른 명문 악단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는 지난해 가을 위기 탈출을 책임질 구원투수로 야니크 네제세갱(38)을 세웠다. 네제세갱은 다음 달 9일 95년 전통의 네덜란드 로테르담필을 이끌고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 무대에 선다. 2008년부터 발레리 게르기예프의 뒤를 이어 로테르담필 음악감독을 맡고 있다.

이 외에도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의 구스타보 두다멜(32), 시애틀 심포니의 루도비크 모를로(39), 인디애나폴리스 심포니의 크시슈토프 우르반스키(31), 로체스터필의 마이클 크리스티(39)가 젊은 지휘자군을 형성하고 있다. 넬손스와 두다멜은 2018년 베를린필을 떠나는 사이먼 래틀의 후임으로도 거명된다. 네제세갱은 내년 베를린필 객원 지휘자 명단에 올랐다.

젊은 지휘자 선호 현상은 클래식 음악 시장의 침체와 연관돼 있다. 미국 오케스트라들은 재정난에 따른 저임금과 파업, 정기회원 감소로 위기에 처해 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젊은 지휘자를 영입해 새 바람을 불어넣자는 의도다.

음악칼럼니스트 박제성 씨의 설명이다. “고령의 거장 지휘자들이 ‘그 나물에 그 밥상’만 차리고 새로운 시도에 선뜻 나서지 않았다. 음악계에 드리운 그늘을 걷어내기 위해 젊은 지휘자의 활기가 필요했다. 이들은 대중 친화적이고, 신선한 레퍼토리와 어린이 음악회, 교육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볼프강 자발리슈(1923∼2013)가 1993∼2003년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을 맡았을 때, 그는 음악 이외의 일은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거액의 기부자들은 음악감독과 얼굴을 익히고 교분을 쌓기를 원했지만 자발리슈는 그런 식사 자리를 꺼렸다. 자발리슈 후임으로 2003∼2008년 필라델피아의 음악감독이었던 크리스토프 에센바흐(73)는 젊은 관객 200∼300명을 클럽에 초대해 파티를 열었다. 그는 “이제 크리스토프라고 불러요”라고 하면서 친화력을 발휘했다.

2002∼2009년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에서 기금 모금 업무를 했던 김유나 서울시립교향악단 과장은 이렇게 말했다. “미국 오케스트라는 기금 모금으로 벌어들이는 돈이 예산의 절반을 차지한다. 음악적으로 훌륭하고 티켓 파워도 있지만 곁을 주지 않는 지휘자보다는, 음악적 호응이 덜해도 기금 모금에 활발하게 나서는 지휘자가 오케스트라 운영 면에선 더 도움이 된다. 아무래도 그런 측면에서는 젊은 지휘자가 낫다고 봤고, 네제세갱이 부임하기 전 필라델피아도 젊은 지휘자들을 두루 찾아 나섰다.”

네제세갱은 동아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오케스트라 운영진과 단원들이 젊은 지휘자와 더불어 미래를 생각하고, 단단하고 오래가는 관계로 나아가길 바라는 최근의 분위기를 무척이나 반기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30대 젊은 지휘자의 활약을 접하기가 쉽지 않다. 지휘자 양성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성시연 서울시향 부지휘자(37), 최수열(33), 아드리엘 김(김동혁·37) 정도가 차세대 지휘자로 꼽힌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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