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나영 기자] TV가 '먹방'(먹는 방송)에 빠졌다. 주말 황금시간대 예능프로그램들이 죄다 '먹방'을 주요 관전 코드로 선보였다. '지글지글 보글보글' '후루룩 짭짭'. 여기저기 음식 만드는 과정과 이를 맛있게 먹는 연예인들의 모습은 또 한 번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볼 만큼 봐 온 진부하다고도 할 수 있는 모습이지만 이번에도 어김없이 보는 이의 눈과 혀를 자극한다. 이게 바로 '먹방'의 매력이다. 최소한의 자원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는 먹방. 이러니 예능이 사랑에 빠질 수 밖에. 지난 2일 방송된 주말 예능프로그램들은 마치 '최고를 가리자'며 먹방 전투를 벌일 듯한 기세로 각자 개성있는 먹방을 내보냈다.
-아빠 어디가
MBC '일밤-아빠 어디가'에서는 윤민수의 아들 윤후가 일명 '닭카밥스'를 폭풍흡입했다. 이미 '짜파구리'로 먹방의 새로운 아이콘이 된 윤후는 거의 매번 이 프로그램을 통해 먹는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이날 새롭게 선보인 음식은 백숙에 카레와 밥을 섞은 일명 '닭카밥스'. 윤민수가 만든 닭카밥스는 닭고기 카레에 밥을 섞은 것이었지만 윤후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음식인 것마냥 맛있게 먹었다. 더욱이 윤민수와 윤후는 이 요리를 먹으며 박자를 맞춰 '닭카밥스송'을 불러 '귀요미 부자'임을 다시한 번 인증했다.
- 진짜 사나이
새롭게 뜬 예능 '일밤-진짜 사나이'는 '군대리아'로 먹방계에 열풍을 일으킨 바 있다. 이번에는 서경석을 통해 군대 시리얼인 '건플레이크'를 공개, 단 번에 온라인상에서 화제의 음식으로 떠올랐다. 리얼 입대 프로젝트라는 기획의도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인 만큼 군대 음식이 큰 관전 포인트다.
'건플레이크'는 군대식 시리얼이다. 이 음식은 군대식 햄버거인 '군대리아'와 군대식 라면인 '뽀글이'와 함께 3대 별미로 불린다. 제조 방법을 간단했다. 건빵에 우유를 붓고 별사탕을 으깨서 넣으면 제조 끝. 서경석은 "딸기우유까지 살짝 넣어주면 더 맛있다"고 별식을 만드는 법을 공개했다. KBS 2TV '해피투게더'에서도 나왔더랬다. 엠블랙 미르는 시식 후 "군대리아보다 맛있다"고 감탄했고, 샘 해밍턴은 음식을 마구마구 먹으며 식탐왕으로 등극했다.
-런닝맨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에서는 아예 음식 보드게임 콘셉트로 가평 일대의 맛집을 돌아다니며 맛있는 레이스를 펼치는 '먹보드 레이스-음식을 지배하는 자' 특집을 마련했다. 멤버들이 주사위를 굴려 여름별미를 탐험하라는 미션을 수행한 것.
'먹방계의 전설'로 불리는 정준하가 출연해 무게감을 선사했다. '식신'으로 통하는 정준하는 찰옥수수부터 시작해 막국수, 쌈밥 등을 폭풍 흡입했다. 계곡에서 진행한 퀴즈 대결이 끝난 뒤에는 우렁제육쌈밥정식을 와구 와구 입 안에 계속 집어넣으며 말그대로 '야무지게' 먹는 생생한 먹방을 방출했다. 쌈밥에 이어 백숙이 나오자 순식간에 전부 뜯어먹었다. 이어 배부르게 먹고 난 후 이동하는 차 안에서는 꾸벅꾸벅 졸며 '식신 바보' 캐릭터를 완성했다. 언제나 봐도 정준하의 먹방에는 힘이 있다.
여배우도 먹방에 동참했다. 게스트 소이현은 머리를 박고(?) 묵사발을 폭풍흡입하며 도도한 이미지와는 또 다른 소탈한 모습을 선보였다. 먹방은 사람을 친근하게 만든다.
-1박 2일
'먹방 원조 예능'이라고 할 수 있는 KBS 2TV '해피선데이-1박 2일'에서는 허영만 화백의 고향인 여수에서 음식과 궁합이 맞는 음식을 찾아오는 여수 식객 레이스가 펼쳐진 가운데 멤버들이 여러 별미를 흡입하며 '먹방'을 분출했다.
이날 이수근, 김종민, 엄태웅은 직접 담근 돌산 갓김치와 밥, 홍갓 물김치 메밀국수 등을 맛보며 감탄했다. 갓김치 메밀국수를 맛본 엄태웅은 황홀한 표정을 지으며 "(이 국수는) 신생아도 좋아할 맛"이라며 극찬해 시청자들의 군침을 돌게 했다.
성시경과 주원, 차태현, 윤아는 잘 구워진 장어와 내장을 소금에 찍어 먹으며 행복해 했고, 우거지를 넣고 끓인 장어탕 맛을 보며 연신 "너무 맛있다"고 감탄을 내뱉었다. 맛의 고향 전남 여수에서 선보인 제대로된 먹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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