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력에 악영향, 소음성 난청 위험 증가
[쿠키 건강] 음반업계는 지금 ‘음량 전쟁(Loudness War)’ 중이다. 소리가 좋게 들리도록 강한 볼륨과 압력으로 음반을 녹음하는 풍조 때문에 사람들이 점점 큰 음량에 길들여지고 있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면 다른 사람의 이어폰에서 새어나오는 음악소리를 쉽게 들을 수 있다. 이때 문제가 되는 것은 자신도 모르게 큰 음량에 익숙해진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청력에 이상이 올 확률이 높아진다. 흔히 난청은 노화현상 중 하나로 알고 있지만 소음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자신도 모르게 소음성 난청이 생길 수 있다. 평소 이어폰으로 음악을 크게 듣는 편이라면 청력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시중 음원 100㏈ 내외 대부분= 음량 전쟁은 음반업계에 만연해 있는 풍조 가운데 하나로, 다른 음반에 비해 소리가 좋게 들리도록 음량을 키워 음원을 제작하는 것을 뜻한다. 실제로 우리가 음악을 들을 때는 플레이어의 볼륨만 조절하지만 음원 자체의 음량은 간과하고 있다.
같은 볼륨이라도 음량이 크면 소리가 더 크게 들리고 귀에 가해지는 자극도 더 커진다. 이론적으로 90㏈ 이상의 소음에 하루 8시간 이상, 105㏈ 이상의 소음에 하루 1시간 이상씩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소음성 난청이 생기기 쉽다. 그런데 현재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음원의 음량은 대부분 100㏈ 안팎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다 ‘좋은’ 소리로 인식되기 위해 제작 과정에서 음원의 음량과 음압 등을 경쟁적으로 높여 결과적으로는 귀에 무리가 가는 상황까지 초래될 수 있다. 보통 잔디 깎는 소리나 대형 트럭이 지나갈 때 나는 소리가 90㏈, 드릴이나 체인톱 소리가 100㏈ 정도인 것과 비교하면 평소 듣는 음악의 소리가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청력 나빠질 수 있어= 큰 소리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소음성 난청으로 진행됐다 해도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청력이 나빠지는 것은 서서히 진행되며 주위에서 지적을 해주기 전에 본인이 알아차리는 경우는 드물다.
특히 젊은 층은 큰 소리에 많이 노출돼 있지만 난청은 노인성 질환이라는 인식이 강해 난청을 간과하기 쉽다. 따라서 평소 음악을 크게 듣는 편이거나 특히 이어폰을 자주 사용하고, 간혹 다른 사람의 말을 놓치고 되묻는 경향이 있다면 청력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난청은 한 번 시작되면 되돌리기 어려우므로 예방이 최선이다. 특히 소음성 난청은 청각신경 자체의 기능이 저하돼 소리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감각신경성 난청에 해당하는데, 이 경우 신경을 되돌릴 수 있는 치료법이 없어 예방이 더욱 중요하다.
세계보건기구 유럽위원회는 난청을 줄이기 위해 최대 음량의 60%로 하루 60분 정도만 듣는 60/60 법칙을 지키라고 권고한다. 특히 이어폰 사용은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좋다. 볼륨이 같은 소리라도 이어폰을 통해 음악을 들으면 소리가 귀 내부에서 증폭돼 달팽이관에 더 강하게 전달된다. 이 때문에 스피커로 음악을 듣는 것에 비해 청각신경세포가 손상될 가능성이 더 크므로 사용시간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평소 음악을 큰 소리로 들어왔다면 청력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청력 검사에는 순음청력검사, 어음검사, 임피던스 청력검사 등이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감각신경성 난청에서 주파수에 따른 청력도의 양상으로 난청의 원인을 파악하기도 한다. 감각신경성 난청일 경우 추가로 이음향방사검사, 뇌간유발 반응검사를 시행해 달팽이관 및 청신경기능을 확인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