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예상보다 영업익 5000억 이상 줄어
삼성전자가 5일 사상 최대라는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어닝 쇼크’ 수준으로 떨어졌다. 기대한 것보다 실적이 저조했기 때문이었다. 스마트폰 판매량이 늘어 사상 최대 분기 이익을 냈지만, 속을 들여다보니 스마트폰은 효자가 아니라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불효자 상품이 됐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5만원(3.80%) 내린 126만7000원에 마감됐다. 지난 6월26일 이후 7일 거래일 만에 130만원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각 증권사가 예상한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평균치는 10조2000억원이었다. 지난달 삼성전자 주가 폭락의 시발점이 된 보고서를 냈던 JP모건도 9조7250억원을 예상했지만 잠정집계한 영업이익은 9조5000억원에 그쳤다.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저조한 실적의 요인으로 증시 전문가들은 ‘갤럭시 S4’를 지목했다. KDB대우증권 김학균 투자전략팀장은 “시장의 예상보다 스마트폰 매출 자체가 적게 나왔다. 판매량 자체가 시장 기대치에 못 미쳤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 도현우 연구원은 “당초 시장에서는 갤럭시 S4가 8000만대 이상 팔릴 것으로 내다봤지만 실제로 7500만대로 내려왔다”면서 “갤럭시 S4의 마진율이 낮다는 점도 이유”라고 말했다. 갤럭시 S4에는 ‘비싼 부품’이 들어갔지만 그에 비해 판매단가는 S3 기종에 비해 낮았다는 것이다.
마케팅 비용 증가도 이유로 꼽힌다. HMC투자증권 노근창 연구원은 “1분기에는 삼성전자의 무선사업부 마케팅 비용이 비교적 적었지만 2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5∼7% 올랐다”며 “이 부분이 영업이익에 타격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반기 삼성전자의 실적도 조정이 예상된다. KB투자증권 변한준 선임연구원은 “스마트폰 이익률이 시장 기대보다 더 떨어져 (영업이익이) 5000억원 이상 깎인 것이 아닌가 싶다”며 “3분기 이후에 우려됐던 스마트폰의 수익성 하락이 2분기부터 영향을 미쳐 하반기에도 영업 환경이 좋아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