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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는 필요 없는데… 가전·통신社, 화질·속도 경쟁

[기타] | 발행시간: 2013.07.08일 09:34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그래픽 뉴스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콘텐츠 없이 하드웨어만 앞서가는 TV·스마트폰의 '오버스펙']

두 배 빠른 LTE 선보였지만 정작 속도 느낄 콘텐츠 없어

8배 더 선명한 UHD 출시에도 방송은 대부분 HD화질 지원… 눈으로 차이 인식하기 어려워

과열된 경쟁이 기술력 높이고 해외 진출의 원동력 되기도

SK텔레콤은 지난달 역대 최대 규모인 4억원을 내걸고 콘텐츠 공모전을 열었다. 세계 최초로 기존 LTE보다 두 배 빠른 LTE-A(어드밴스트)를 선보였지만, 이 속도로 즐길 만한 서비스가 없기 때문이다. LTE-A는 유선 인터넷보다 1.5배 빠르지만 LTE-A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는 전무(全無)한 실정이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LTE-A에 큰 매력을 못 느끼고 있다. 설문조사를 해보니 기존 LTE 이용자의 73%가 '현재의 속도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SK텔레콤의 LTE-A 광고 내용이 "그건 당신이 더 빠른 속도를 접해보지 못했기 때문"인 것도 이런 시장 상황에 대한 고민을 반영하고 있다.

TV 역시 마찬가지다. 삼성전자·LG전자는 지난달부터 풀HD보다 4배나 선명한 UHD(초고화질) TV를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방송 콘텐츠는 UHD는커녕 풀HD급조차 드물다. 소비자들은 HD급 해상도에도 "피부의 모공까지 다 보인다"고 감탄한다.

과도한 기술 경쟁은 이미 인간의 인식 한계를 넘어섰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일반 가정의 TV 시청거리(1.6~3m)에선 화면 크기와 상관없이 최고 55ppi(인치당 화소수)까지 인간의 눈으로 인지할 수 있다. 80ppi인 55인치 UHD TV를 장만해봐야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는 얘기다.

국내 제조사와 통신사는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하이테크 기업들이다. 숱한 '세계 최초' 기록과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 최초' 타이틀에 취해, 단지 '경쟁을 위한 경쟁'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소비자들이 정도를 넘어선 고가(高價)의 '오버스펙(Over Spec)' 기기를 쓰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LTE-A 간담회가 끝난 뒤, SK텔레콤 고위 관계자는 사석에서 "산업을 좀 멀리 바라봐야 하는데,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경쟁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SK텔레콤은 당초 9월 이후에 LTE-A를 상용화할 계획이었지만, 삼성전자가 개발을 완료한 LTE-A폰의 세계 최초 출시를 위해 상용화 일정을 두 달가량 앞당겼다. 세계 최초 타이틀은 확보했지만 망 구축이 제대로 되지 않아 아직 서울 시내 곳곳에서도 LTE 수준의 속도밖에 나오지 않는 곳이 많다.

통신사 입장에선 전국망 구축에 3조원 이상을 투자한 이상 LTE를 통해 충분히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 하지만 계속된 마케팅 경쟁 때문에 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LTE망을 갖추고도, LTE-A와 주파수 광대역화에 또 수조원을 쏟아부어야 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소비자들조차 왜 두 배, 네 배 빠른 LTE가 필요한지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지금의 속도 경쟁은 실질적인 효용성 때문이라기보단 '우리가 타사보다 더 낫다'는 마케팅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경쟁이 국내 기업의 기술력을 높이고, 세계 시장 진출의 원동력이 됐다는 의견도 있다. 예를 들어 LTE-A 통신망과 스마트폰의 세계 최초 상용화를 통해, 국내에서 검증된 통신 장비와 단말기를 전 세계에 수출할 수 있다. '기술은 역시 한국'이라는 이미지도 자산(資産)이 될 수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고속도로와 활주로가 뚫려야 스포츠카와 전투기가 나오듯, 소비자 필요에 앞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고 수준의 기술력·인프라를 갖추는 것도 좋지만, 시장과 소비자를 지나치게 앞선 경쟁 논리에만 빠져선 곤란하다고 지적한다. 성균관대 정태명 교수(컴퓨터공학과)는 "우리는 통신망을 먼저 깔고 이후에 콘텐츠 개발에 나서지만, 외국은 그 반대"라면서 "하드웨어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된 콘텐츠와 소프트웨어(SW)에 대폭적인 투자를 하지 않으면 자칫 미래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순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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