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오전, 류즈쥔 전 철도부 부장이 베이징시 제2중급인민법원에서 법원의 판결을 듣고 있다.
중국 법원이 120억원이 넘는 거액의 뇌물을 챙긴 혐의로 기소된 중국 철도부 류즈쥔(刘志军) 전 부장에게 사형유예를 선고했다. 네티즌들은 법원의 판결에 불만을 표시했다.
관영 신화(新华)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시 제2중급인민법원은 8일 오전 1심 공판을 열고 뇌물수수, 직권남용 등 혐의로 기소된 류 전 부장에게 뇌물수수죄를 적용해 사형유예를 선고했다.
'사형유예'는 사형을 선고하되 2년간 집행을 유예하고 이후 죄인의 태도를 고려해 무기 또는 유기 징역으로 감형해주는 중국 특유의 사법 제도다. 류 전 부장은 사형을 선고받았지만 향후 무기 또는 유기징역으로 감형받을 수 있다.
법원에 따르면 류 전 부장은 지난 1986년부터 2011년까지 정저우(郑州)철도국 부국장, 선양(沈阳)철도국 국장, 철도부 부부장 및 부장 등을 역임하며 샤오리핑(邵力平), 딩위신(丁羽心) 등 11명의 기업인 및 부하 직원들에게 직권을 이용해 사업상의 이권을 제공하거나 직급 승진 등을 댓가로 뇌물을 받았다.
류 전 부장이 철도부 재직 시절 챙긴 금품은 검찰이 확인한 것만 6천46만위안(121억2천만원)에 달한다. 류 전 부장은 지난 2011년 2월 비리 혐의로 공직에서 쫓겨난 후, 지난 2년 넘게 중앙기율검사위원회의 조사를 받다가 지난 4월부터 재판을 받아왔다.
네티즌들은 법원의 이같은 판결에 "정부가 반부패를 강조하지만 (류즈쥔 등) 일부 고위급 관리는(정부의) 보호를 받는다", "재판장은 류즈쥔에 사형유예 판결을 내린 이유를 세가지만 대보라!", "정말 실망이다", "처벌이 관대한 거 아니냐?"며 불만을 표시했다.
일부 네티즌은 "정부가 비난 여론을 의식해서 기사의 댓글 기능을 없앴다"고 비꼬기도 했다. 실제로 왕이(网易), 시나닷컴 등 중국 주요 포탈사이트의 류 전 부장 관련 기사에는 댓글을 달 수 있는 공간이 없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