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은닉재산을 찾아내기 위한 수사에 속도를 내면서 전 전 대통령 일가의 재산 규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과거엔 부동산·무기명채권 = 전 전 대통령은 1993년 8월 금융실명제 시행 이후부터 비자금 관리 도구로 무기명 채권을 주로 이용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퇴임 이후 5년간 장기신용채권과 산업은행채권 등 1400억 원어치의 무기명 채권을 사들였다는 분석도 나왔다.
반면 전 전 대통령의 자녀들은 부동산 매입에 적극적이었다. 우선 재국 씨는 1998년 4월 서울 서초동 시공사 인근 땅 329.2㎡(약 99.5평)와 건물(지상 2층)을 매입했다. 2년 뒤에는 이 일대 382.9㎡(115.8평) 규모의 땅과 건물(지하 1층·지상 3층)을 사들였다. 1998년에는 경기 파주에도 1515.4㎡(458평) 규모의 땅을 사 지하 1층, 지상 4층 건물을 완공했다.
지난 2002년 6∼8월엔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토지 각 621㎡(187평), 324㎡(98평)를 사들였다. 재국 씨는 이외에도 경기 연천군에 허브빌리지(5만7000여㎡, 1만7000여 평)를 소유하고 있다.
전 전 대통령 처남인 이창석 씨는 부친인 고 이규동 씨로부터 물려받은 경기 오산 일대 땅 가운데 46만㎡(14만평)를 재용 씨에게 28억 원에 팔았다. 재용 씨는 이 땅의 소유권을 확보한 뒤 2008년쯤 박모 씨가 운영하는 건설업체에 400억 원에 매각했다. 재용 씨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부동산 개발업체 비엘에셋 명의로 서울 용산구에 총 90억 원대의 주상복합 아파트 3채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서초동에도 50억 원대 부동산을 소유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삼남인 재만 씨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약 120억 원에 달하는 빌딩을 갖고 있으며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장인인 동아원 이희상 회장과 공동으로 1000억 원대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 미술품·보험예금도 = 검찰이 이번에 압수한 500여 점의 미술품의 가격은 수백억 원에 이를 것으로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그림뿐만 아니라 각종 도자기들의 경우에도 적게는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대에 이르며, 불상도 10억 원 이상의 감정가를 예상하고 있다. 또 전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씨 명의의 30억 원짜리 개인연금 보험도 이번 검찰 수사에서 발견됐다.
이현미 기자 alway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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