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전쟁에 참전한 장쩌스 씨가 당시 일상을 기록했던 일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남화조보
중국 정부는 한국전쟁에 참전한 중국 군인들을 미 제국주의에 맞선 국가적 영웅으로 치켜세우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홍콩 남화조보(南华早报)의 보도에 따르면 한국전쟁 당시 중국인민지원군으로 참전했던 중국인들 가운데 현재 생존자가 얼마나 되는지는 파악되지 않은 가운데 현재 대부분 80대인 생존자들은 미미한 지방 정부의 복지 혜택과 군 보조금으로 살아가고 있다.
당시 공군에서 전신기사로 참전한 황자오(78) 씨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쟁 후에 얻은 직업 덕분에 매달 7천위안(127만원)을 받고 있다"며 "자신은 운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황씨는 "내가 아는 참전군인 대다수는 가난 속에서 살고 있다"며 "정부에 아무리 청원을 해도 중앙에서는 지방정부에 문제를 떠넘기기만 하고 지방정부는 이들을 '트러블 메이커'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장좐(86) 씨의 경우에는 광저우(广州)에서 약 50㎡ 규모의 허물어져가는 아파트에 혼자 살면서 매달 950위안(17만2천원)의 보조금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장씨는 "1981년에 명예를 회복하긴 했지만 포로로 잡혔던 많은 동료는 마오쩌둥(毛泽东) 시절 정치적인 박해 속에 죽었다"고 전했다.
한 군인은 참전군인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태도를 비교하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21세 때 참전했던 장쩌스 씨는 "몇년 전 미국 워싱턴에 있는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관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미국이 모든 사상자와 참전용사들의 이름을 새기고 보존하는 것을 보고 감동했다"며 "중국에서는 이런 일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