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검 어려운 사정 참작 기소유예
【청주=뉴시스】엄기찬 기자 = 검찰이 어린 자식에게 먹이려고 체리 3만원 어치를 몰래 가져간 30대 주부의 딱한 사정을 고려해 선처했다.
청주지검은 다른 사람의 집 현관문 앞에 놓인 체리가 담긴 택배 상자를 가져간 혐의(절도)를 받고 있는 A(39·여)씨에 대해 기소유예를 결정했다고 4일 밝혔다. <뉴시스 8월2일 보도>
남편과 헤어진 뒤 홀로 두 아이를 키우며 힘겹게 생활하던 A씨는 지난달 9일 오후 1시께 청주시 한 아파트 B(65·여)씨의 집 앞에 놓인 과일 상자를 훔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었다.
기초생활수급을 받고 있다고는 하지만 홀로 두 아이를 키우며 생계를 이어오는 것은 그녀에게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더욱이 장애까지 있는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거의 없어 광고 전단을 돌리는 일로 근근이 힘겨운 생활을 이어왔다.
그러던 어느 날 광고 전단을 돌리기 위해 찾았던 한 아파트 현관문 앞에 놓인 체리가 담긴 상자를 보고 아이들에게 그 맛이라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일었다.
A씨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체리가 담긴 상자를 전단 가방에 담아 가져갔고 이 때문에 경찰 신세까지 지게 됐다.
지난달 23일 경찰에게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이를 검토한 끝에 피해도 작고 피해자도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그녀의 어려운 사정 등을 고려해 기소하지 않기로 했다.
청주지검 관계자는 "A씨의 생활 형편과 힘겹게 두 아이를 홀로 양육하고 있는 점 등 정상을 참작해 기소유예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dotor0110@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