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련법 위반하며 스티커로 원산지 표시
- 스티커 떼버리면 원산지 확인 불가능
- 유럽産은 제품에 원산지 새겨넣는 이중플레이
[이데일리 민재용 김영환 기자]한국산 도자기보다 최대 3~4배 비싼 유럽 명품 도자기들이 생산된 원산지를 감추기 위해 원산지 표시 관련 법규를 위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덴마크 등 유럽에서 제조된 도자기는 제품에 원산지를 새기며 원산지를 당당히 밝히고 있지만 태국, 중국 등 동남아서 제조된 도자기는 스티커로만 원산지를 표기해 소비자들의 눈을 현혹하고 있는 것.
12일 업계에 따르면 덴마크 명품 도자기 로얄코펜하겐은 태국에서 제조된 자사 제품 원산지 표시를 스티커로 하고 있다. (사진 참조) 이 스티커를 떼 버리면 이 도자기의 원산지는 알 수 없게 된다.
로얄 코펜하겐의 이러한 행위는 관련 법규 위반이다. 원산지제도 운영에 관한 고시에 따르면 원산지 표시는 원산지표시 제품에 주조(molding), 식각(etching), 낙인(branding), 박음질(stitching), 인쇄(printing), 등사(stenciling) 등으로 해야 한다.
물론 예외 조항도 있다. 관련 법규는 이러한 방식의 원산지 표시가 제품에 부적합 하거나 물품의 훼손 우려가 있는 등에 한해 예외적으로 날인(stamping), 라벨(labelling), 스티커(sticker), 꼬리표(tag) 부착 등으로 원산지 표시를 대신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도자기는 원산지 표시 예외 조항에 적용되는 물품이 아니다. 관세청 관계자는 “도자기는 예외적으로 원산지를 표기할 수 있는 물품이 아니라 제품에 주조, 식각, 인쇄 등의 방법으로 원산지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며 “스티커로 원산지를 표시했다면 이는 관련 법규 위반”이라고 말했다.
유럽 명품 도자기들의 꼼수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이들은 유럽 본사에서 생산한 제품의 경우 당당히 원산지를 새겨 넣는 이율 배반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로얄코펜하겐의 경우 덴마크에서 생산된 제품에는 하단에 ‘DENMARK(덴마크)’라는 표시를 해두고 있어 아무 표시도 하지 않은 태국제와 대조를 이뤘다. 영국산 명품 도자기 포트메리온 역시 영국서 제조한 도자기는 ‘MADE IN ENGLAND(메이드인 잉글랜드)’라는 표식을 해두고 있지만 중국서 만든 도자기는 스티커 외 아무 표시를 해두지 않고 있다.
▲시중 백화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로얄 코펜하겐 도자기 제품. 덴마크에서 제조한 제품에는 DENMARK(덴마크)라고 제조국가를 표시한 데 비해 태국산 제품에는 제조국가 표시가 없다.
▲스티커로 원산지 표시를 한 로얄코펜하겐 태국산 도자기(위). 스티커를 떼어낸 후 로얄코펜하겐 도자기(아래)에는 명확한 원산지 표시가 없다.
민재용 (insigh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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