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징 미윈저수지 인근에서 발견된 농약병 베이징의 수돗물 오염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21세기경제보도(21世纪经济报道)의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 인구의 3분의 1에게 물을 공급하는 미윈(密云)저수지 일대에서 화학비료 포대, 농약병, 의료쓰레기 등을 발견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며 오염이 갈수록 심각해져 보호 조치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윈(达尔问)환경연구소에서 미윈저수지의 수질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화학적산소요구량(COD), 인 등 수치가 상류보다 뚜렷이 높아 2급수 수질보다도 낮다.
또한 베이징환경보호국에서 발표한 '2012 베이징환경상황 보고'에서도 미윈저수지의 수질은 2급수로 음용할 수 있는 수준이긴 하지만 부영양화(정체된 수역에 오염된 유기물질(질소나 인)이 과도하게 유입되어 발생하는 수질의 악화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은 저수지 오염의 원인으로 인근 농가의 무분별한 농약 사용과 생활쓰레기로 인해 생긴 오염물질로 꼽았다.
미윈저수지의 서북부 일대는 광활한 옥수수밭으로 저수지와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다. 이 중 일부 농가에서는 작물이 죽을 정도로 농약을 무분별하게 사용하는데, 작물과 토지에 스며든 농약이 비가 오면 저수지로 고스란히 흘러들고 있다.
저수지 상류 지역에서 발생하는 대량의 생활쓰레기도 원인이다. 최근 저수지 상류 지역의 관광지인 바이허(白河)협곡 일대, 징두디이바오(京都第一瀑), 헤이룽탄(黑龙潭) 등지에는 별장촌, 펜션 등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이에 따라 생활쓰레기가 많이 발생해 오염물질이 생성되고 있다.
또한 저수지 상류에는 이미 지어진 지 3년 된 쓰레기매립장이 있는데, 이 곳에서는 인근 지역의 촌락 10여곳의 쓰레기를 처리하고 있다. 이 곳의 오염물질 역시 비가 오면 저수지로 유입된다. 한 지역 주민은 "쓰레기매립지가 생긴 후 수돗물로 설거지하면 접시에 남는 물때가 예전보다 더 짙어졌다"며 수질오염을 의심했다.
중국과학원 지리연구소 쑹셴팡(宋献方) 연구원은 "미윈저수지의 오염이 지속적으로 가중되고 있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미윈저수지 외에 베이징 인근의 지하수 역시 오염이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5월 베이징시 수리업무국이 발표한 '베이징 제1차 수질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하수에 있어야 할 36가지 중금속 중 11개 항목이 기준치에 미달했다.
최근 환경보호부가 발표한 화북환경보호감독센터의 보고서에서도 베이징의 오염관리 능력이 부족해 지표수 오염실태가 심각하며 일부 지하수의 수질은 매우 열악하다고 지적됐으며 중국지질조사국이 발표한 '중국 지하수 오염 상황보고서'에서도 역시 "베이징 지하수의 오염현상은 광범위하며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구체적 수치는 제시되지 않았다.
하지만 실제 오염 정도는 이보다 더 심각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중국 환경과학원 자오장위안(赵章元) 연구원은 "베이징 관련 부문의 조사 항목에는 지하수 오염의 주된 원인인 탄화수소, 벤젠, 석유탄화수소 등이 포함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하 깊이 100미터 이내에서 끌어 올려진 지하수는 음용해서는 안된다"며 "육안으로도 오염상태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지하수 오염의 원인은 쓰레기매립장과 시설이 낙후한 주유소, 그리고 공장폐수다. 베이징에는 크고 작은 규모의 5000여개 쓰레기매립장이 있다. 이중 4700개의 소형매립장은 방지막설비조차 없다. 방지막 설비가 있는 대형쓰레기장 역시 7~10년이면 오염누출방지기능이 없어진다. 주유소에서 누출되는 기름 역시 지하수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된다.
자오장위안 연구원은 "지하수 수질은 단기간에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 전망했다. [온바오 한태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