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정현수 기자][대다수 은행, 창구직원 임의로 체크카드 종류 선택해 발급…부가서비스 설명도 없어]
정부의 정책 지원으로 국내에서 발급된 체크카드가 1억장을 넘어서는 등 인기를 끌고 있지만 실제 발급과정에서는 회원들의 선택권이 제한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불완전판매의 소지가 있다는 의미다. 이는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금융당국의 정책 의지와도 동떨어진 것이다.
14일 머니투데이가 전업계 카드사를 계열사로 둔 우리·신한·국민·하나은행 등 4대 은행을 대상으로 체크카드 발급 과정을 살펴본 결과 모든 은행이 창구직원 임의로 체크카드 종류를 결정해 발급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전에 체크카드 종류를 선택할 수 있도록 의사를 확인한 곳은 없었다.
실제로 비슷한 시기에 체크카드를 발급해 본 결과 우리은행은 창구직원의 판단에 따라 '우리V 체크카드'를 발급했고, 신한은행도 동일한 방식으로 '참신한 체크카드'를 건넸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노리 체크카드', '메가캐시백 더드림 체크카드'를 발급했다. 모두 계열사의 체크카드다.
최근 체크카드의 부가서비스도 신용카드만큼 다양해지고 있지만 해당 체크카드의 부가서비스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었다. 발급된 체크카드들은 대부분 통합할인한도의 제한을 받는데다 혜택방식도 청구할인과 캐시백 등 다양하다. 혜택 업종 역시 주유, 마트, 서점 등 카드별로 상이하다. 소비 패턴을 고려하지 않고 무작위로 발급하는 셈이다.
심지어 하나SK카드의 '메가캐시백 더드림 체크카드'는 국내전용으로만 발급된다는 점에서 향후 해외에서 체크카드로 결제할 일이 생기면 또 다른 체크카드를 발급받아야 하는 번거로움까지 생긴다. 신용카드 발급 과정에서는 국내전용과 해외겸용 선택여부를 소비자들이 직접 선택하게 명시돼 있다.
물론 연회비가 없는 체크카드는 신용카드에 비해 소비자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하지만 최근 통장을 개설하면 대부분 현금카드 대신 체크카드를 발급받는다는 점에서 소비자 편익을 제고해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현금카드의 경우 평균 2000원의 발급비용이 발생하지만 체크카드는 무료다. 체크카드 역시 현금인출 기능이 있다.
은행 창구 직원들 역시 "현금카드를 발급받는 것보다 체크카드를 발급받는 것이 유리하다"며 체크카드 발급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국내에서 발급된 체크카드는 2011년 1분기 8102만장에서 올해 1분기 1억184만장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신용카드 발급량은 427만장 감소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체크카드 발급은 대부분 은행 창구에서 이뤄지고 있고 최근 정부의 소득공제 혜택 등으로 인해 꾸준히 발급량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카드사별로 소비자의 패턴에 맞춰 다양한 체크카드를 내놓고 있지만 은행 창구 직원의 자의적 선택으로 체크카드가 발급된다면 재검토해볼 만한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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