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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비싸다” vs 제작자 “아니다”… 판매현황 공개하시죠

[기타] | 발행시간: 2013.08.20일 03:07

■ 뮤지컬 티켓의 경제학

[동아일보]

11일 저녁 미국 뉴욕 앰배서더 극장의 뮤지컬 ‘시카고’ 티켓 평균가격은 84.61달러(약 9만4000원)였다. 최고가는 186달러(약 20만7000원). 같은 날 서울 국립극장의 ‘시카고’ 관람객은 4만∼12만 원을 지불했다. 한 뮤지컬 기획사 대표는 “브로드웨이의 VIP석 가격은 대개 20만 원을 넘는다. 40만∼50만 원 받는 경우도 있다. 한국 뮤지컬 티켓은 결코 비싸지 않다”고 말했다. 과연 그럴까.

앰배서더 극장은 총 1080석. 최고가인 1층 중앙 프리미엄 존은 전체의 10%인 112석이다. 바로 아래 등급인 A존은 약 250석. 가격은 프리미엄 존의 절반 가까이로 뚝 떨어진다. 반면 1549석 규모의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은 12만 원짜리 VIP석이 294석으로 전체의 19%다. 예매가 늦으면 최고가를 내고도 맨 뒤에서 5번째 줄에 앉아야 한다. 10만 원 받는 R석은 2층 맨 뒷줄을 포함해 총 578석에 이른다. VIP석과 R석 비중이 전체의 56%다. 2층 중앙 맨 앞자리는 해오름극장에서 R석이지만 앰배서더 극장에서는 4번째 등급인 C존으로 분류된다. ‘스칼렛 핌퍼넬’을 공연 중인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역시 총 1018석 중 13만 원 VIP석이 340석, 11만 원 R석이 350석으로 전체 68%가 R등급 이상 좌석이다.

기획사들은 또 “최근 10여 년간 국내 뮤지컬 티켓 가격이 거의 오르지 않았음을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기간 물가 상승을 생각하면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것. 하지만 김소영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소비자 입장에서 같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 할 수 있는 기회비용을 감안하면 뮤지컬은 여전히 ‘비싼 상품’으로 여겨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급 문화상품이란 이미지를 위해 처음부터 고가 전략을 택했기 때문에 물가가 뛰어도 가격을 더 올리지 못했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비싼 뮤지컬 티켓 가격을 ‘필요악’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김재범 성균관대 경영학부 교수는 “명품 핸드백을 사 들었을 때의 느낌과 유사한 뿌듯함도 고가의 뮤지컬을 관람하게 만드는 요인”이라며 “오히려 배타적이라 여겨질 정도로 비싼 가격을 매기는 뮤지컬일수록 충성도 높은 팬을 많이 모은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소영 교수는 “작품 공급이 늘어나는 속도가 관객이 늘어나는 속도를 추월해 버린 지 오래다. 결국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티켓 가격 탄력성에 대해 고민하는 길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는 비싸다 하고 공급자는 그렇지 않다고 하는 상황에서 활성화된 것은 음성적인 개인 티켓 매매 행위다. 13일 한 포털사이트 와인동호회 게시판에는 이런 글이 올라왔다. “18일 오후 6시 반 ‘시카고’ S석 50% 할인한 4만 원에 팝니다. 24일에는 ‘스칼렛 핌퍼넬’ R석과 S석을 45% 할인합니다.” 11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하이스쿨뮤지컬’을 관람한 장진호 씨(44·자영업)는 “가족들과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초대권이나 할인권을 얻지 못한 채 제값 다 주고 보러 온 관객이 얼마나 될까 의구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미국 공연정보사이트 브로드웨이월드닷컴(broadwayworld.com)은 매주 공연별 티켓 평균 판매 가격과 최고가, 판매 좌석수와 총매출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제공한다. 이 통계는 공연 당일 현장 할인 판매 가격까지 포함한다. 뉴욕 브로드웨이와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는 공연 전날까지 팔리지 않은 뮤지컬 당일 티켓을 최대 50%까지 할인 판매한다. 반면 지난해 ‘원스’처럼 매진이 이어질 경우 공연 기간 중 티켓 가격을 대폭 올리기도 한다. 작품에 따라, 또 판매 시점과 방법에 따라 탄력적으로 가격이 매겨지기 때문에 단순히 최고가와 평균가만 보고 “한국 뮤지컬 티켓 가격은 싸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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