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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갖고 튀어라”… 헬스·요가·상조업체 야반도주 속출

[기타] | 발행시간: 2013.08.19일 01:33
헬스장, 요가센터, 상조회사 등에서 이용료를 선불로 받아놓고 극심한 불황을 견디지 못해 ‘야반도주’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업체가 이미 망해버린 터라 피해자들은 구제받을 길도 마땅치 않아 애만 태우는 실정이다.

대학생 권모(24·여)씨는 지난 3월 서울 여의도 한 요가센터에 등록했다. 40만원짜리 1년 회원권을 현금으로 구입하면 3개월을 추가로 이용할 수 있다고 광고했다. 그러나 일주일 뒤 업주는 ‘사정이 안 좋아 문을 닫는다’는 문자메시지만 남긴 채 사라졌다. 권씨는 “문 닫기 직전 몇 주 동안 회원이 갑자기 급증했다. 업주가 사기를 치려 작정하고 회원을 끌어들인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 여의도의 한 피트니스센터도 비슷한 수법으로 야반도주했다. 센터 측은 ‘긴급 전기점검으로 3일간 임시 휴무한다’는 문자를 보내곤 사흘 동안 모든 운동기구를 빼돌린 뒤 폐업했다. 피해 회원은 700∼800명이나 되고 피해액이 100만원에 달하는 회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문 닫기 전날까지 할인을 미끼로 적극적으로 회원모집을 해놓고 야반도주하는 바람에 하루도 이용하지 못한 채 돈을 날린 회원들도 적지 않다.

대학생 채모(25·여)씨 역시 올 초 서울 삼선동 헬스장에 등록한 뒤 일주일 만에 다시 찾았을 땐 이미 문이 잠긴 상태였다. 출입구에 ‘영업 사정이 좋지 않아 폐업한다’는 안내문만 덩그러니 붙어 있었다. 탈의실 옷장에 넣어 둔 운동복과 세면도구도 찾아올 수 없었다. 채씨는 “소송이라도 벌이고 싶지만 큰 돈이 아니라 억울한 마음을 억지로 다잡고 있다”며 “이미 망해버린 업자에게 (이용료를) 돌려받을 수도 없을 것 아니냐”고 했다.

운영이 어려워 문을 닫는 헬스장도 늘고 있다.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 구청에 접수된 헬스장 폐업 건수는 2010년 4건에서 지난해 14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영등포구도 2010년 2건, 2011년 1건에서 지난해 8건으로 늘었다. 한 헬스장 업자는 “등록기간이 남은 회원들과 고가 헬스기구 때문에 정상적으로 폐업하기도 쉽지 않아서 야반도주가 빈번하다”고 전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이용권 할인을 받기 위해 현금으로 계산한 회원이 많은데 이 경우 보상받기가 어렵다. 경찰 수사를 기다리거나 민사소송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장례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조회사도 회원들로부터 돈을 미리 받고 문을 닫는 경우가 허다하다. A씨는 2007년부터 올 초까지 71개월간 W상조회사에 매달 4만원씩 284만원을 납부했다. 그러나 W사가 갑자기 폐업을 통보했다. W사는 회원들에게 “해약환급금 문의를 M상조회사에 하라”고 통보했지만 M사는 “환급금을 줄 수 없다”며 버티고 있다. A씨는 “갑자기 연락이 끊긴 상조회사 때문에 속앓이를 하는 사람이 주변에 많다”며 “어떻게 해야 구제받을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업계에서는 2010년 방만한 상조회사에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면서 400여개 업체 중 100여개가 폐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사라진 상조회사 가입자들은 3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먹튀 상조’ 피해자들을 구제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대한장례업협동조합은 지난 2일 ‘상조대란’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구제 사업을 시작했다. 12월까지 조합에 구제신청을 접수한 뒤 기존 상조회사 미납금을 마저 내면 장례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한장례업협동조합 윤영웅 이사는 “예금자 보호도 안 되는 사각지대여서 현실적인 보호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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