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민주당 의원 워크숍에서는 장외투쟁을 놓고 지도부와 강경파 의원 사이에 시각차가 또다시 노출됐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제 몫 하는 것이 가장 앞선 의무”라며 원내 활동의 중요성에 방점을 찍었지만, 일반 의원들은 “장외투쟁에 더 힘을 실어야 한다”고 다른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 워크숍에서는 지도부의 ‘국회 중시론’과 강경파의 ‘장외투쟁 확대론’이 확연히 엇갈렸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워크숍 모두발언에서 “제가 광장에서 노숙을 시작한 것은…국회의원들이 국회에서 바빠질 때 광장의 무게가 가벼워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며 원내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국회는 국회의원에게만 허용된 최고의 투쟁의 장”이라고도 했다. 자신이 장외를 지킬 테니 의원들은 국회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투쟁하라는 뉘앙스가 짙게 배어 있었다.
그러나 일반 의원들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정호준 원내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비공개 토론에서 발언한 민주당 의원 26명 중 1명을 제외한 25명이 장외투쟁 강화 주장을 폈다. 오영식 의원은 “원·내외 병행투쟁은 할 수 있지만 5대 5가 아니라 9대 1로 장외투쟁에 더 무게를 실어야 한다”고 했다.
‘귀태’ 발언으로 논란이 됐던 홍익표 의원은 그간 천막당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당 원로와 중진 의원,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의원, 전직 대표인 이해찬 의원 등도 노숙투쟁에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내란 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과 관련, 민주당·정의당은 통진당과 거리 두기에 본격 나서고 있다. 이들 정당은 ‘공안정국’과 같은 용어 사용을 자제하고 오히려 통진당과는 선긋기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은 31일 시민단체가 주도하는 촛불집회에 참석할 예정이지만 주최측에는 정당의 연설순서를 없애고, 통진당 사건과 관련한 피켓이 등장하지 않도록 요청한 상황이다. 통진당과 결부되는 모양새를 극도로 경계하는 상황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집회 현장에서 민주당 의원들을 자체적으로 통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천호선 정의당 대표도 30일 YTN라디오에서 “국회의원이 국가 내란음모에 개입된 것이 사실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통진당을 두둔하지 않았다.
이화종 기자 hiromat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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