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스포츠 한제희]
이보영과 27일 결혼하는 지성은 신혼여행까지 포기하고 드라마 '비밀'을 택했다. '비밀'에서 그가 맡은 조민혁이란 남자가 보여줄 '나쁜남자'캐릭터에 대한 강렬한 끌림 때문이었다. 조민혁은 재벌 총수의 후계자로 '사랑 따윈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시니컬한 남자. 교통사고로 연인(양진성)을 죽인 황정음(강유정)에게 복수를 계획하다가 피할 수없는 사랑에 빠진다. "나쁜남자에 대한 열망이 정말 컸다. 연기를 할수록 작품을 잘 택했다는 확신이 든다"는 그는 "보영이가 나를 이해해 준 만큼 결과도 좋길 바란다"며 의욕을 보인다.
-신혼여행을 미루자는 요청에 이보영이 흔쾌히 따랐나.
"제안을 '쿨'하게 받아들였다. 보영이는 날 배우로서 늘 존중해준다. 보영이와 6년 동안 연인으로 지낼 수 있었던 비결도 서로의 의사를 존중한 덕분이다. 사적인 일도 중요하지만, 배우란 직업의 특성상 작품쪽으로 비중이 기울 때가 많다. 이런 부분을 서로 이해하면서 신뢰를 쌓아왔다. 결혼 장소는 3개월 전인 지난 5월 초 미리 예약해뒀다. 예약 직후 결혼 소식을 알리고 싶었지만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 출연 중인) 이보영 때문에 꾹 참았다. 6년 동안 연애를 하면서 해마다 결별설에 시달렸기 때문에 결혼을 앞둔 지금 정말 행복하다."
-결혼 준비는 잘 돼 가나.
"촬영 틈틈이 하고 있다. 함께 출연하는 배수빈(지난 14일 8세 연하 신부와 결혼)도 촬영을 하면서 결혼 준비를 했다. 그래서 초반에는 촬영장에 도착해서 건네는 인사가 '준비는 잘 돼 가요?'였을 정도였다. 나보다 조금 앞서 결혼해 조언도 받고 고충도 얘기하면서 친해졌다."
-작품에 몰두하기 힘들겠다.
"좋은 일을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 캐릭터 몰입이 잘 된다. 때문에 작품에 더 집중하려 노력 중이다."
-올해 KBS는 수목극 침체기에 빠졌다. '비밀' 유보라 작가는 신인이라 더욱 부담이 크겠다.
"그런 생각을 하면 이 작품을 선택하지 않았을 거다. 꾸밈없는 대본, 개성있고 솔직한 캐릭터가 굉장히 매력적이다. 신인 작가지만 스토리 전개도 능숙하고 흡인력도 상당하다. 그만큼 연기가 뒷받침 되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기를 잘 한다면 시청자들도 분명 작품의 매력을 느끼지 않을까."
-MBC '메디컬탑팀', SBS '상속자들'과 동시간대 경쟁을 한다.
"우리 작품에만 몰입하고 싶다. 물론 시청률이 잘 나오면 좋겠지만 작품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다."
-황정음과는 가전 전문마트 모델로도 호흡을 맞춘 덕분에 금방 가까워졌겠다.
"어색함은 전혀 없었다. 광고 찍을 때 밤새 웃으며 춤을 추는 등 별짓을 다한 덕분에 이미 가까워진 상태였다.(웃음) 이번 작품은 진지한 관계로 만났기 때문에 '과연 어울리는 그림이 나올까'에 대한 걱정은 좀 들었다. 하지만 막상 '비밀' 촬영을 시작해보니 마음이 편해서 그런지 의지도 되고 호흡도 잘 맞더라."
한제희 기자 jaehee1205@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