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업체의 미국 부동산 투자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그동안 선호했던 뉴욕,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를 넘어 휴스턴, 보스턴, 시애틀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의 부동산투자회사인 성스선저우(盛世神州)펀드가 지난해 애틀랜타에 현지 업체와 함꼐 170가구 규모의 주거단지 프로젝트에 투자한 데 이어 지난 2분기 휴스턴에 286가구 규모 주거단지의 지분 80%를 취득했다.
두 사업에 투자한 금액은 모두 1천5백만달러(161억4천만원)이며 이 사업의 시장가치는 그보다 많은 5천만달러(538억원)이다. 회사 측은 투자 이유에 대해 "이들 도시의 부동산 가격이 캘리포니아나 뉴욕보다 낮아 수익률 전망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 완커(万科)는 지난달 홍콩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화교사회 규모가 큰 보스턴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보스턴에 투자할 의향을 내비쳤다. 완커는 앞서 미국 최대 부동산기업인 티시먼(Tishman)과 샌프란시스코에 655가구 규모의 호화주택 프로젝트에 함께 투자키로 한 바 있다.
WSJ는 "중국 업체가 여전히 뉴욕, LA, 샌프란시스코 내 부동산을 선호하지만, 에너지·기술 부문의 성장으로 일자리가 늘고 화교사회가 확장하고 있는 새로운 도시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미국 부동산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일반적으로 미국의 부동산 임대기간이 중국보다 길어 수익변동성이 적다"며 "미국에서 안전하면서도 다양한 자산에 투자를 원하는 중국 투자자가 많다"고 전했다.
성시선저우펀드 장민겅(张民耕) 회장은 "변호사, 수출업자, 회계사 등을 포함한 우리 투자자들은 미국 내 수입이 있고 미국에서 다양하게 투자하기를 원한다"며 "이들은 보고 만질 수 있는 안전한 자산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 들어 중국인의 해외 부동산 부문 인수합병(M&A) 거래 규모는 미국에서만 14억달러(1조5천62억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홍콩에서 4억8천9백만달러(5천261억원), 영국에서 3억8천7백만달러(4천164억원), 마카오에서 3억2천5백만달러(3천497억원), 싱가포르에서 2억7천1백만달러(2천916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