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오릭스 버팔로스와 재계약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이대호(31)에게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오릭스가 2년 총액 8억엔으로 최종 제시한 반면 소프트뱅크는 그에 2배가 넘는 4년 총액 18억엔 초대형 계약 가능성까지 내비치고 있다. 18억엔은 우리돈으로 약 195억원이다.
일본 스포츠전문지 <닛칸스포츠>는 16일 '오릭스와 이대호의 조건이 맞지 않다. 소프트뱅크에는 영입 기회'라는 제목하에 소프트뱅크에게 희소식이라고 전했다. 오릭스와 재계약 협상 난항이 소프트뱅크에는 이대호를 영입할 수 있는 기회라는 의미였다.
이대호는 지난 15일 간사이 공항에서 한국으로 귀국했다. 2년간 오릭스와 계약이 만료돼 자유의 몸이 된다. 그는 "대리인이 협상하고 있지만 결정은 내가 한다"며 "(오릭스가 제안한) 지금 액수는 말이 안 된다. 여러 구단과 비교하는 건 하고 싶지 않지만, 프로인 이상 가장 높이 평가해주는 곳에서 뛰고 싶다"고 밝혔다.
오릭스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이대호이지만 이적도 가능하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오릭스는 당초 2년간 총액 7억엔에서 8억엔으로 조건을 상향 제시했지만 이대호는 "내가 (한국의) 롯데에서 오릭스로 왔을 때와 다르지 않다"고 말해 협상 결렬 가능성이 높아졌다. 자연스럽게 이대호가 이적할 만한 팀들이 거론되고 있다.
<닛칸스포츠>는 '이대호를 두고 한신 타이거스를 포함한 여러 구단에서 쟁탈전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재정적으로 한산이 가장 우위에 있다. 본사의 강력한 지원을 등에 업고 계약금 포함 4년간 총액 18억엔 정도의 초대형 계약까지 가능하다'고 보도했다. 18억엔은 우리돈으로 약 195억원 가량의 어마어마한 거액이다.
실제로 소프트뱅크는 2012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출신 투수 브래드 페니를 1년간 총액 750만 달러(약 80억원)에 계약했고, 올 시즌을 앞두고도 역시 빅리거 출신 투수 비센테 파디야를 1년간 총액 325만 달러(약 35억원)에 영입하는 등 거물급 외국인선수에게 통큰 투자를 아끼지 않는 팀이다.
기사에 따르면 소프트뱅크 구단 관계자는 "해당 구단과 선수 사이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라며 현재는 추이를 지켜보는 중이라고 했다. 하지만 일본 리그 내 검증된 외국인선수 영입에 중점을 두고 있는 소프트뱅크는 다음달 시장이 열릴 때를 대비, 본격적인 이대호 영입 태세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오릭스에서 2년 8억엔을 최고의 조건으로 못박은 만큼 소프트뱅크가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다면 이대호의 이적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 세토야마 류조 오릭스 구단 본부장 보좌는 "우리는 성의를 다했다"며 이대호의 빠른 결정을 바라고 있다. 아울러 타팀과 머니게임에는 응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힌 상태다.
이대호는 올해 141경기 타율 3할3리 24홈런 91타점을 기록했다. 그는 "빨리 결정해서 야구에 집중하고 싶다"며 거취 문제를 빠르게 매듭짓고 싶은 마음을 드러냈다. <닛칸스포츠>는 이대호가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주위를 바라보며 "2년 동안 감사했다"는 말을 두고 '오릭스와 결별로 들린다'며 본격적인 이대호 쟁탈전을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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