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31일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철회하지 않는 한 6자회담 재개를 위해 우리가 먼저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을 통해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의 최근 발언에 대해 언급하며 "우리에 대한 엄중한 정치적 도발"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케리 국무장관은 지난 27일 한 행사에서 "북한은 자기 주민의 삶을 더 낫게 하려는 투자는 하지 않고 살상을 위한 미사일에 부족한 자원을 투입하는 '불량국가'"라며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대변인은 "우리가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 뻔한 요구를 6자회담 재개 전제조건으로 고집하고 있다"며 "이 자체가 회담 재개를 가로막으면서도 그 책임을 회피하려는 술책"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할 용의를 행동으로 실증해 보이지 않는 이상 우리가 먼저 회담재개를 위해 한 발자국 움직이는 일은 꿈에도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의 이같은 반응은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29일(현지시간) 글린 데이비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등 미국 당국자들을 만난 뒤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우다웨이 대표는 미국 당국자들과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비핵화 목표와 관련해 진솔하고 깊이있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6자회담 재개에 대해 자신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