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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국가안전위원회(CNSC) 해부와 우리의 대응

[온바오] | 발행시간: 2013.12.29일 07:46
중국의 개혁방안을 세계에 알리는 제18기 3중전회가 4일간의 회의를 거쳐 11월 13일에 폐막되었다. 올해 3월의 양회에서 '중국의 꿈'을 주창하며 향후 10년간의 개혁을 예고하였던 시진핑은 이번 3중전회를 통해 새로운 시대의 구체적인 개혁방안을 발표했다. 약 2만자가 넘는 개혁의 전문에는 총 6개 분야, 16개 영역, 60개 세부 항목들이 개혁의 구체적인 내용으로 제시되었다. 그 중에서 특히 세계의 주목을 받은 것이 바로 중국 국가안전위원회(中國國家安全委員會, China National Security Council, 이하 CNSC)의 설립이다.

기존의 국가안보 관련 중국 공산당과 정부기구인 중앙 국가안전 영도소조(中央國家安全領導小組), 국가안전부(國家安全部)와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중국의 꿈'을 주창하던 시진핑은 왜 이 시점에서 CNSC 설립을 선포한 것일까?


CNSC, 중국 5대 상설 국가기구의 탄생: 사회적 합의와 시대적 흐름

CNSC의 설립 발표가 나자마자 이 기구가 ▲공산당 중앙위원회 ▲국무원(國務院) ▲전인대(全人大)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全國人民政治協商會議)라는 4대 국가기구에 이어, 중국의 5번째 거대 상설 국가기구가 될 것이라고 보도되었다. 다음날, 이 보도는 일부 삭제되기도 했지만, 이미 이에 대한 대중적 인식은 확고하다.

1997년 장쩌민(江澤民)에 의해 시도되었다가 권력의 1인 집중에 반대하여 시행되지 못한 CNSC의 설립이 시진핑(習近平) 시대에 이루어지는 것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많은 학자들이 오랫동안 주장한 것처럼, 중국은 분명 국가안보를 위한 새로운 기제가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 중요한 것은, CNSC의 설립 필요성에 대해 오랫동안 중국의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 진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이는 두 가지 정치•사회적 합의를 내포하고 있다. 첫째, 집단지도체제의 비효율성에 대한 권력집중의 필요성 대두이다. 보시라이 사건을 필두로 분산된 권력을 효율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통치체제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둘째, 대내외적으로 국가안보 위협요소들의 폭발적인 증가이다. 발전에 따른 양극화 문제, 중동 이슬람 국가로부터의 테러리즘과 분리주의, 주변국과의 영토분쟁은 물론, 내부의 치열했던 정치투쟁에 대한 위기감이 증폭되었다. 총체적인 국가안보 위기관리를 위한 안보전략 수립과 총괄 집행을 고위층 지도자들이 직접 관장할 필요성이 발생된 것이다.



중국의 대표적인 국가안보 기구들

'대외안보' 임무를 수행하는 중앙 국가안전 영도소조(中央國家安全領導小組)는 2000년 9월에 설립되었다. 주로 외국과의 대외업무와 국가안보 영역의 중대 문제에 대한 정책을 결정한다. 이 소조(小組)는 국가주석과 부주석을 조장과 부조장으로, 대외업무를 관장하는 부총리(혹은 국무위원), 외교부, 국방부, 상무부, 공안부, 국가안전부, 국무원 대만 사무판공실(國務院臺灣事務辦公室), 국무원 홍콩마카오 판공실(國務院港澳辦公室), 화교협회, 국무원 신문판공실(國務院新聞辦公室), 중앙위원회 선전부(中央委員會宣傳部), 중앙 대외연락부(中央對外聯絡部), 총참모부(總參謀部) 등 공산당과 정부 및 군대계통의 관련 책임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대내안보' 임무를 수행하는 국가안전부(國家安全部)는 1983년 7월에 중공 중앙조사부(中共中央調査部), 공안부 정치보위국(公安部政治保衛局)과 중공중앙 통일전선 공작부(中共中央統一戰線工作部)의 일부 및 국방과학 기술공업 위원회(國防科學技術工業委員會)의 일부가 통합되어 국무원 산하 조직으로 설립되었다. '대내안보' 임무수행이지만, 실제는 중국정부에서 가장 최대이자 가장 활발한 대외 및 외교 정보기구로 활동하는 것으로도 추정된다. 국가기밀 누설, 반역 활동, 간첩 색출 등의 정치적 사안과 그 외에도 대내외 안보관련 중요한 업무를 담당한다. 조직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홈페이지나 소속 위원들의 명단은 물론, 모든 관련 업무가 비공개로 운영된다.

중국의 국가안보 기구는 이밖에도 공안부, 외교부, 국방부 등의 관련 부문과, 1980년 1월에 설립된 중공중앙 정법위원회(中共中央政法委員會), 2012년 하반기에 설립된 것으로 추정하는 중앙 해양권익 공작 영도소조(中央海洋權益工作領導小組), 올해 8월에 설립된 국가 반공포공작 영도소조(國家反恐怖工作領導小組) 등이 있다.



CNSC 설립의 필요성: 국가안보 중장기 종합전략 수립 및 총괄 지휘

공산당과 국가 조직의 일환으로 이렇게 많은 기존 조직들이 각 부문에서 각기 중첩되는 안보부문의 업무를 진행함에 따라 다음과 같은 문제점들이 존재했다. 첫째, 안보 업무의 저효율성 둘째,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국가안보전략 부재 셋째, 중대 사안에 대한 통합적인 대응력 부재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은 물론, 중국의 안보 관념에 대한 변화도 CNSC의 설립에 기인했다. CNSC는 ▲중장기적인 안보전략 연구 ▲전략수립 ▲기존 안보기구 업무조정 ▲총괄기능으로 고효율과 신속한 위기대응 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CNSC의 설립 필요성을 아래와 같이 종합할 수 있다.

첫째, 안보의 시대성 반영이다. 외부의 적이 침입함에 대비하는 군사안보의 전통적 안보관에서 환경오염, 사회 불안, 테러리즘, 식품안전, 자연재해(지진, 태풍, 쓰나미 등), 금융위기, 전염병 등의 비전통 안보위기에 대한 대응의 필요성이 점점 더 증가하기 때문이다.

둘째, 안보전략의 투명성 효과이다. 국가안보전략을 제정하고 발표하여 세계가 중국의 장기적인 전략의 의도와 목표를 이해하게 함으로서, 중국에 대한 오해를 해소할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

셋째, 안보직능의 차별성 추구이다. 기존 안보관련 조직들과는 달리, 새로 설립된 CNSC의 주요 직무는 대내외 국가 안보전략 수립과 관련업무의 총괄에 있다.

넷째, 안보업무의 총괄성 발휘이다. CNSC는 군대, 무장경찰, 공안 및 국가안보기구의 모든 안보관련 기구들을 공산당 중앙의 최고 영도자들이 직접 관장하는 당중앙 직할 관리기구이다. 또한, 이는 각 지방에 지방 상설안보기구를 두어 전국의 안보관련 업무를 총괄할 뿐 아니라, 중국 국내 및 국외의 모든 안보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안보분야의 국가급 최고 상설기구이다.

다섯째, 미래안보의 예방성 대비이다. 급변하는 국제사회의 각종 예측불허의 잠재적이며 불확실한 중대 사건이나 돌발적 위기에 대한 예방적 차원이다.

여섯째, 안보자원의 효율성 제고이다. 안보와 관련된 각 부문과 기구의 효율적인 협력조정을 통해 안보관련 기관의 자원 낭비를 막고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함이다.



CNSC는 어떤 위기를 대비하려 하는가?

항모, 핵잠수함, 스탤스 기능을 갖춘 5세대 전투기 등 중국이 국가안보를 위한 하드웨어를 갖추었으니, 이제 CNSC와 같은 소프트웨어를 갖출 때라는 인민일보의 기사는 중국의 자신감을 그대로 드러낸다. 냉전이 끝나면서 소련 연방의 해체와 동구 공산권의 몰락으로 새로운 변화가 생겼지만, 중국은 끝내 무너지지도 않았고, 분열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오히려 중국이 이제 세계 2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했으며, 미국과 '신형대국관계'(新型大國關係)를 논하는 위치에 있다고 자랑한다. 최근 중국에서 유행하는 자신감을 나타내는 표현법들이다.

중국은 한족을 필두로 만주족, 몽고족, 위그루족 그리고 티벳족 등 5대 민족으로 구성된 '중화민족'의 단결을 주장한다.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로 세계 2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은 이제 내부 결집을 위해 '위대한 중화민족의 부흥'과 '중국의 꿈'을 강렬하게 주창(主唱)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감을 나타내는 중국의 표현법과 미래를 꿈꾸는 강렬한 주창 속에는 긴장하는 중국의 고민이 엿보인다. 아래의 다섯 가지 측면이 바로 중국이 맞이할 것으로 예상되는 예측불허의 불확실한 미래 국가안보 위기요소들이다.

첫째, 급속하게 증가하는 중국 국내사회의 불안정이다. 경제발전에 따른 내부의 양극화 현상은 의외로 심각하다. 도시와 농촌의 소득격차, 해안도시와 내륙도시의 발전 불균형, 도시 내부에도 존재하는 양극화의 해법 찾기가 쉽지 않다. 수출주도형에서 내수위주로의 경제구조 변화는 물론이고, 국영기업과 민영기업간의 구조적 불균형 조정에도 향후 많은 체력소모가 예상된다. 기업 내부에서의 경영진과 실질적인 노동자 세력 사이의 갈등과 대립 또한 점점 증가되고 누적되는 추세이다. 게다가 급속한 산업화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의 심각성은 민생 자체를 위협한다.

둘째, '3고세력'(三股勢力)으로부터의 안보 위협이다. 소위 '3고세력'(三股勢力)으로 불리는 종교극단 세력, 민족분열 세력, 국제테러 세력에 대한 중국의 종합적인 위기관리이다. 티벳과 위그루 지역에 대한 중국의 긴장감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고, 올해 10월 28일에 발생한 천안문 차량 폭발사건은 위그루족의 준비된 테러이다.

셋째, 외부로부터의 영토분쟁이다. 중일간의 다오위다오(釣魚島, 센카쿠 열도) 분쟁은 물론, 남중국해에서의 필리핀, 베트남과의 해양영토 분쟁은 중미관계에도 중요한 요소이다. 일본이나 베트남은 중국과의 단기전이나 국지전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도 물러서지 않는다. 이들 국가와의 해양 영토분쟁은 양보할 수 없는 딜레마이다. 인도와의 내륙 영토분쟁도 아직 완결이 아니다. 긴 국경선으로 인해 여러 국가들과의 국경 영토분쟁은 언제든 발생 가능한 잠재적인 위기이다.

넷째, 주변국으로부터의 안보위기이다. 중국이 원하지 않아도 불필요하게 말려들 수밖에 없는 북한문제, 북핵문제가 가장 대표적이고 위험한 사례이다. 이슬람 국가들이 티벳과 위그루 지역에 미치는 종교적인 영향력과, 이로 인한 안보위기도 중요한 문제이다. 미얀마 내전과 같이 주변국들의 내전으로 인한 난민문제나 분쟁에 피동적으로 휘말리게 되는 경우에 대한 대비 역시 필요하다.

다섯째, 비전통 안보위기이다. 글로벌 시대에는 새로운 비전통 안보위기에 대비해야 한다. 경제금융위기, 과학기술 보호, 인터넷과 정보통신 안전, 에너지 위기, 해상통로 확보, 해외교민 안전등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특히 아프리카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중국인 안전문제는 중국정부에게 심각한 고민을 안기고 있다.



CNSC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 통일한국 이후의 국가대전략을 준비하자

한중관계가 20년을 넘어 새로운 20년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0년은 중국이 경제적인 G2 대국으로 굴기하는 시기였다면, 앞으로의 20년은 중국이 정치•안보분야에서 G2를 확립하는 시기이다. 이미 미국과 '신형대국관계'(新型大國關係)를 논하는 중국이 향후 20년 뒤에는 '패권균형론'(覇權均衡論)으로 미국을 압박할 것이고, 지금보다도 더욱 좁아질 미국의 선택은 예상하기 어렵지 않다.

CNSC의 설립은 곧 중국이 중장기 국가대전략을 설계하고 연구하여 미래를 준비한다는 의미이다. 즉, 지정학적 위치로 인해 영원한 이웃인 우리가 중국의 국가대전략 수립과 이의 실행을 그냥 지켜만 볼 수는 없다는 의미이다.

한중 수교의 시점에서 우리를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던 인민복 차림의 중국은 스마트한 신사복을 입은 거인의 모습으로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다. 이들의 어눌하던 영어 발음은 어휘의 문법 구조가 같다는 이치를 깨닫는 순간부터 이미 우리를 훨씬 앞질렀다. 중국의 우수한 학생들은 미래를 위해 미국으로 떼를 지어 달려간다. 그들은 미국을 배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미국을 넘어서기 위해 달려가고 있다.

통일한국을 기대하는 우리에게 필요한 국가대전략은 과연 무엇일까? G2가 아닌 G1을 이웃으로 두게 될 우리의 미래 국가대전략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동일한 시점에서 기회를 선점한 일본 근대사의 성공과 실패로부터 우리는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우리와 유사한 실패를 경험한 중국의 대국굴기에서는, 우리의 실패한 근대사로부터 우리는 무엇을 얻을 것인가?

분단의 통합이 끝이 아니다. 한반도에 존재하는 남북의 냉전과 남남 갈등의 이중 모순을 함께 털어내야 한다. 민족분열과 이분법, 삼분법의 소아적 사고를 과감히 버리고, 융합적인 사고와 포용적 사고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통일한국의 미래 국가대전략은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통일은 역사의 흐름 속에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과정으로 설계되어야 하고, 우리도 통일한국 이후의 중장기 국가대전략을 지금부터 수립하자. (김상순칼럼: ssoonkim2012@naver.com, <월간충호> 2014년 1월호 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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