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개장한 마식령 스키장으로 가던 버스가 사고를 당해 평양시민 수십명이 죽거나 다친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의 대북인권 단체 ‘아시아인권’의 가토 켄 대표는 “마식령 스키장으로 가던 평양 시민들을 태운 버스가 강원도 법동군에서 사고가 나면서 3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다.
가토 대표는 “버스 탑승자들은 평양의 공장이나 상점에서 일하는 사람들으로 높은 충성심에 대한 보상 차원으로 마식령 스키장에 가던 길이었다”라며 “응급구조가 신속히 이뤄지지 않아서 피해가 더 컸다”고 지적했다.
마식령 스키장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지시로 10개월 만에 건설됐다. 북한은 중국, 미국, 영국, 러시아 등으로부터 마식령 스키장에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북한 당국은 당초 마식령 스키장 이용객이 하루 500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지만 최근 스키장을 다녀온 외국인 관광객들은 하루 200여명 정도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마식령 스키장을 이용하는 외국인들이 적은 이유는 안전시설 부족과 응급처치의 어려움이 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지난달 마식령 스키장을 방문했던 ‘고려여행사’는 스키를 잘 타는 사람도 특별히 조심할 것을 당부하며 이곳에서 스키를 타려는 모든 관광객들은 별도의 보험에 가입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바 있다. 북한 주재 영국대사관도 이와 비슷한 내용의 권고를 자국 관광객들에게 내렸다.
가토 대표는 “고려여행사의 권고는 매우 이례적”이라며 “평양 공항에 내려 마식령 스키장까지 이동하는 도로의 안전과 스키장 내에서의 응급의료시설 등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식령 스키장의 안전성을 놓고 여행사와 북한 주재 대사관들의 경고가 잇따른 상황에서 이번 사고는 관광객 유치에 사활을 건 북한 당국의 노력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