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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산 '바위 테라스'에서 봄을 맞다

[기타] | 발행시간: 2012.03.22일 09:23

전남 신안에 있는 암태도 승봉산에 오른 등산객들이 바위 능선에서 자은도 쪽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 허재성 영상미디어 기자 heophoto@chosun.com

신안 암태도 승봉산

툭툭 겨울의 먼지를 털고 남쪽 바다로 간다. 이미 바다 너머 봄이 왔다는 소문이 저자 거리에 파다했다. 그래도 여전히 산에는 차가운 바람이 불고 있을 터. 하지만 겨울의 그 마지막 몸부림을 두려워할 이유는 없다. 아랫목에서 뒹굴던 둔중한 몸뚱이에 신선한 봄바람이 필요한 때다.

전남 신안군의 섬에는 봄이 빨리 찾아온다. 중부지방에 찬바람이 몰아쳐도 이곳은 따뜻한 날이 많다. 시베리아에서 내려오는 찬 기운의 영향권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3월 말이면 논두렁에 풀이 돋고 꽃도 피기 시작한다. 이른 봄에 찾기 좋은 여행지다.

신안의 많은 섬 가운데 뭍에서 가까운 암태도(岩泰島)를 택했다. 이름 그대로 돌이 많은 섬이다. 최고봉인 승봉산(升峰山·355.5m) 역시 처음부터 끝까지 바위를 밟고 가는 산이다. 규모는 작지만 어디서나 시원한 조망을 기대해도 좋다.

암태도로 가려면 압해도 송공선착장에서 배를 탄다. 목포항에서 출발하는 배도 있지만 시간이 훨씬 많이 걸린다. 배에서 머무르는 시간은 25분 정도. 암태도 오도선착장으로 곧장 가는 배편을 골라 타는 게 좋다. 일부 배편은 팔금도 고산선착장으로 간다. 하지만 두 섬 사이에 다리가 놓여 있어 차량을 이용하면 큰 문제는 없다.

암태중학교 뒤쪽 능선을 타면서 산행이 시작된다. 바위가 많지만 산세는 유순하다. 잠시 뒤 반짝이는 갯벌과 논밭이 눈에 들어오며 눈이 시원해진다. 이런 상쾌한 조망이 섬 산행의 즐거움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바위산을 오른다.

산길 곳곳이 전망대다. 툭 튀어나온 바위 테라스에 앉아 바다를 내려다본다. 물 위에 솟은 각양각색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멋진 풍경을 보며 넋을 놓고 시간을 보낸다. 천천히 가도 2시간이면 정상에 설 수 있으니 서두를 것도 없다. 산과 바다를 감상하며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코스다.

둥그스름한 309m 봉 정상의 부처손 군락지를 지나 10분이면 승봉산의 명물 '만물상'이 나온다. 능선 위에 솟은 바위기둥 수백 개가 독특한 풍광을 연출한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보는 재미만큼은 금강산 못지않다. 이곳을 통과해 산불 감시용 철탑이 우뚝 서 있는 정상으로 오른다.

승봉산 정상에 서면 사방으로 시원한 조망이 터진다. 북쪽으로 승봉산의 형님 격인 자은도 두봉산(斗峰山·363.8m)이 솟아 있고, 그 뒤로 증도와 임자도가 가마득하다. 남쪽으로 눈을 돌리면 팔금도와 비금도 등이 여러 겹 병풍을 친 듯 둘러섰다. 마음이 열리고 눈이 시원해지는 곳이다.

암봉이 연이어 나타나는 능선길을 따라 서쪽으로 30분 정도 내려서면 고갯마루가 나온다. 실질적인 산행은 이곳에서 끝난다. 하지만 계속해 임도를 타고 신안에서 가장 오래된 절인 노만사에 갈 수 있다. 산자락을 타고 휘돌아가는 임도에서 내려다보는 바다 풍광이 근사하다. 시간 여유가 있으면 한 번쯤 가볼 만한 코스다. 암태도 승봉산은 봄날 다도해를 감상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산행지다.

여·행·수·첩

암태도 승봉산은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다. 바위가 많지만 가파르지도 험하지도 않다. 산행 거리도 길지 않아 여유 있게 즐길 수 있다. 암태중학교 체육관에서 출발해 승봉산 정상으로 오르는 코스는 거의 일방통행이다. 선착장에서 가까워 대부분 이곳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하산길은 두 가지 선택이 가능하다. 그 하나가 정상에서 남쪽 능선을 타고 도창리로 곧바로 내려서는 것이다. 시간이 없을 때 이 코스를 이용하면 된다. 정상에서 계속해 서쪽 능선을 타고 고갯마루로 내려서도 된다. 여기서 다시 임도를 타고 승봉산을 시계 반대 방향으로 우회해 노만사로 하산할 수 있다. 산허리를 타고 돌아가는 임도 코스는 아무래도 산행 재미가 떨어진다. 그래도 걷는 도중 마당바위와 오리바위, 노만사 같은 명소를 만날 수 있다. 노만사에서 수곡마을까지는 1㎞의 내리막 콘크리트 포장길이다. 전화로 택시(061-271-1508)를 부르면 절까지 올라온다. 암태중학교에서 출발해 정상을 경유, 노만사까지 걸어갈 경우 약 7㎞ 거리로 4시간 정도 걸린다.

암태도는 자은도·팔금도·안좌도와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네 섬이 한 권역으로 묶여 있는 것이다. 차를 가지고 들어가 구석구석 돌아보며 봄 여행을 즐겨도 좋다. 암태도 승봉산 바위 구경도 좋지만 해변 풍광은 북쪽의 자은도가 더 뛰어나다. 섬 북서쪽 해변을 따라 모래 고운 해수욕장 아홉 개가 흩어져 있다. 그중 백길해수욕장이 암태도와 가장 가깝다. 약 1㎞ 길이의 깨끗한 백사장 옆에 야영 데크와 샤워장, 화장실 등 편의 시설이 들어섰다. 바로 앞에 작은 섬도 떠 있어 경치가 좋다. 자은면 백산리의 분계해수욕장은 아름드리 미인송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운치가 뛰어나다.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편의 시설은 수준급이다. 해수욕장의 샤워장과 급수대는 대부분 여름철에만 사용할 수 있다.

압해도 송공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암태도로 들어간다. 서해안고속도로 목포나들목을 빠져나와 압해대교를 건너 우회전한 뒤, 압해읍사무소 앞 삼거리에서 좌회전해 끝까지 가면 송공선착장이다. 이곳에서 신안농협페리호가 운행한다. 요금은 승용차 기준 편도 1만5000원, 여객은 3000원이다.

오전 7시부터 매시 정각 송공선착장을 출발하며 오후 8시 마지막 배가 떠난다. 대부분 암태도 오도선착장으로 가지만, 이 가운데 4편(09:00, 13:00, 17:00, 20:00)은 팔금도 고산선착장으로 간다. 농협페리호 첫 배는 목포북항에서 오전 6시 출발해 팔금도로 간다. 오후 8시 30분 팔금도 출발 배는 북항으로 간다.

송공항에서 떠난 배가 1시간 후 고산이나 오도선착장에서 송공항으로 돌아온다. 송공항에서 섬까지 25분, 목포에서 섬까지 1시간 소요. 매표소 전화는 송공리 (061)271-0090, 암태도 오도 (061)271-0052, 팔금도 고산 (061)271-0183.

[신안=김기환 월간山 기자 gh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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