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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아, 아프리카서 400km 떨어진 마다가스카르에 어떻게 갔니?

[기타] | 발행시간: 2012.03.23일 03:48

■ 호주 퀸즐랜드大 새먼즈 박사팀 동물 81종 추적연구

[동아일보]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 동물원. 자연으로 가고 싶었던 얼룩말은 친구인 사자, 기린, 하마와 함께 우리를 탈출한다. 그러나 곧 사람들에게 발견돼 나무상자에 갇힌 채 아프리카 케냐행 배를 탄다. 같은 배를 탄 펭귄들이 남극으로 항로를 돌리기 위해 난동을 일으키자 배가 흔들렸다. 사자, 얼룩말 등이 들어있는 나무상자는 바다로 떨어졌고, 해류를 타고 표류하다가 마다가스카르에 도착한다. 그리고 이들은 여우원숭이 등 기이한 동물들을 만나 모험을 한다. 영화 ‘마다가스카’의 내용이다.

아프리카 옆 섬나라 마다가스카르는 동식물의 80%가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고유한 종들로 이뤄져 있어 ‘생물의 보고’라고 불린다. 몸길이가 16mm에 불과한 초소형 카멜레온, 7cm에 달하는 대형 하루살이 등 신기한 동물들이 살고 있다.

마다가스카르는 약 8000만 년 전 아프리카 대륙에서 떨어져 나왔고 현재는 이 대륙과 약 400km나 떨어져 있다. 여기에 살고 있는 희귀한 동물들은 어떻게 이곳으로 와 살게 됐을까. 마다가스카르에 살고 있는 독특한 생물종의 기원이 어디인지는 많은 학자들의 관심사였다. 최근 과학자들이 이 동물들의 이동경로를 분석했는데, 영화 ‘마다가스카’에서처럼 나무 등을 타고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호주 퀸즐랜드대 캐런 새먼즈 박사 연구팀은 마다가스카르에 살고 있거나, 과거에는 있었지만 지금은 멸종한 동물 총 81종을 연구한 결과 이들이 아시아, 아프리카 대륙과 지금은 사라진 곤드와나 대륙 등에서 바다를 건너왔다고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19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마다가스카르에 정착해 살게 된 동물들을 뗏목을 타고 오거나, 수영을 해서 바다를 건너거나, 중간에 있는 섬들을 거쳐 날아온 3개 유형으로 구분했다.

나뭇더미를 타고 건너온 대표적인 ‘뗏목형’ 동물은 여우원숭이, 게코도마뱀붙이, 카멜레온 등이다. 태풍이 휘몰아치면 나무가 뽑히고 각종 식물들이 엉켜 ‘자연 뗏목’이 만들어진다. 이 뗏목에 우연히 타게 된 동물들이 해류를 타고 마다가스카르로 건너왔다는 것이다. 실제로 1995년 이구아나 15마리가 길이 100m에 이르는 자연 뗏목을 타고 12일 만에 240km나 떨어진 다른 섬으로 이동했다는 사례가 발표되기도 했다. ‘영국왕립학회보 B: 생명과학’ 21일자에 따르면 마다가스카르 원주민의 조상들도 1200년 전 난파된 배가 해안에 떠밀려 와 정착한 것으로 조사됐다.

악어, 거북, 하마 등 헤엄을 칠 수 있는 파충류와 포유류는 ‘수영형’ 동물이다. 그러나 아무리 수영을 잘하더라도 400km를 헤엄치기는 힘들다. 과학자들은 수영만으로 마다가스카르에 닿아 생존한 하마, 악어 등은 덩치가 커 체내에 에너지원으로 쓸 수 있는 지방이 많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수영을 하다가 힘에 부쳐 중간에 있는 다른 섬에 살게 된 동물도 있다고 밝혔다. 아프리카와 마다가스카르 사이에 있는 유로파 섬에는 마다가스카르와 아프리카에서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형태의 코끼리 뼈가 남아 있다.

잉꼬, 올빼미, 박쥐 같은 조류와 포유류는 날아서 정착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은 계속 날갯짓을 하면서 날았다기보다는 바람의 힘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중생대와 신생대 사이에는 남동쪽에서 무역풍이 불어 호주나 동남아시아 동물들이 좀 더 수월하게 마다가스카르로 날아왔을 것이라 생각했다.

인도에서 출발한 박쥐는 마다가스카르 동북쪽에 있는 세이셸 제도를 거쳐 마다가스카르에 도착한 것으로 보인다. 한 번에 날아온 것이 아니라 중간에 있는 섬에서 쉬었다가 최종적으로 마다가스카르로 오는 ‘징검다리 비행’을 택했다는 얘기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 건립추진기획단 안정화 환경연구관은 “마다가스카르에 사는 생태종을 연구한 결과를 참조하면 우리나라에 사는 동물들의 뿌리를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비 동아사이언스 기자 hello@donga.com   

:: 마다가스카르 ::

마다가스카르는 아프리카 동남쪽에 위치해 있으며 지구상에서 네 번째로 큰 섬이다. 한반도 면적의 2.7배이며 고유한 생물종이 많아 5개 대륙과 남극에 이어 제7의 대륙으로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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