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지영, 윤가이, 장창환 기자] 같은 날 출발해 그 어느 때보다 집중 관심을 받고 있는 지상파 3사 수목극의 첫 성적표가 공개됐다.
3사 모두 차별화된 작품을 내놓았지만, 시청률 상의 1위는 MBC ‘더킹’에게 돌아갔다. 16%대의 높은 시청률로 10% 안팎의 SBS '옥탑방 왕세자‘, 8%대의 KBS '적도의 남자’를 훌쩍 앞지르며 1강 2약 체제를 구축하려는 모습이다.
하지만 시간여행이라는 독특한 설정을 로맨틱 코미디에 녹여낸 ‘옥탑방’과 복수라는 소재를 진지함 속에 담아내고 있는 ‘적도’ 역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 상황.
1라운드 대결이 끝난 지금, 이들 작품의 장점과 아쉬움 점을 짚어봤다.
◆더킹투하츠
연출력, 연기력 어느 거 하나 빠지는 게 없네
아직까지 큰 단점은 없어보인다. 가상이지만 입헌군주제 속에 고민하는 현대의 왕족들, 민감한 남북문제, 또 현대 여성들의 고민 결혼문제 등이 남한 왕자 이재하(이승기)와 북한 장교 김항아(하지원)의 '밀당' 속에 적절하게 배합돼 있다. 긴장과 이완이 빛나는 연출력은 ‘베토벤 바이러스’로 자신의 진가를 보여줬던 이재규 PD의 능력을 다시한번 입증시켜주고 있다.
여기에 ‘역시’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하지원의 물오른 연기, 예상 밖에 뺀질이 캐릭터를 잘 소화하고 있는 이승기, 글로벌 사이코를 소름끼치게 재현하고 있는 윤제문 등 배우들의 연기가 극에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경쟁작들 역시 만만치 않아!
하지만 전작 ‘해를 품은 달’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당시 타사 수목극들이 혹평을 받으며 빨리 무너져준 것과 달리 이번에는 ‘적도’ ‘옥탑방’ 역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1강 2약 체제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2,3R 역시 긴장의 끝을 놓아선 안 될 것으로 보인다.
◆적도의 남자
해품달'처럼 아역의 영광 재현?
최근 종영한 MBC '해를 품은 달'처럼 초반 아역의 역할에 주목해야 한다. '적도의 남자' 역시 초반 상당 부분을 아역들이 끌고 가야 하다보니 임시완 이현우 등 연기력 '돋는' 배우들로 무장했다. 1, 2회를 통해 확인한 아역 연기자들의 연기력은 수준급. '해를 품은 달'에 이어 아역 분량의 성공 여부가 작품의 흥행을 좌지우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엄태웅의 아역 이현우와 이준혁의 아역 임시완의 경우, 누나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어 이들의 활약상이 기대를 모은다. 2회까지의 시청률 성적은 동시간대 꼴찌에 머물고 있지만 아역들의 연기에 대한 호평이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스토리가 빤해?
'적도의 남자'는 자칫 빤한 스토리가 독이 될지 모른다, 주인공 남녀들의 삼각 멜로, 출생의 비밀, 욕망을 향한 질주, 처절한 복수 등 과거 많은 드라마들에서 볼 수 있었던 상투적인 코드들이 그득하다. 이것을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관건.
이미 1, 2회를 통해 아역배우들이 보여준 스토리 자체가 충분히 예측가능한 구조로 흘러가고 있다. 물론 향후 허를 찌를 반전이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자칫 구태의연한 스토리가 발목을 잡을 지 모른다.
◆옥탑방 왕세자
‘옥탑방 왕세자’는 너무 빠르다?
‘옥탑방 왕세자’는 아쉬운 점이 많은 드라마는 아니지만, 시청률 40%가 넘는 대작드라마도 첫 방송에는 부족한 모습이 보이기 마련이다.
‘옥탑방 왕세자’의 부족한 점을 한 마디로 꼽자면 ‘혼란스러움’이었다. 21일 첫 방송된 ‘옥탑방 왕세자’는 탄탄한 스토리와는 달리 박유천, 한지민, 정유미 등 주요 배우 세명은 기본적으로 과거와 현세 1인 2역을 연기해야만 했다.
따라서 이들의 인물에 대해 인지하는데 있어서 어려움이 존재한 것은 사실이다. 거기에 이들의 아역배우들 까지 등장, 혼란을 더욱 가중시켰다. 또한 다소 빠른 전개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사건의 내막은 시청자가 스토리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낳았다.
코믹 코드로 발동 걸었다.
‘옥탑방 왕세자’는 방송 2회부터는 시청자들의 걱정을 말끔히 해결했다. 5분에 한번 꼴로 웃음을 자아냈다. 그도 그럴 것이 300년 전에 살았던 과거 인물들이 현세 서울 빌딩 숲 속 사이에서 살아가는 것이 쉽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근엄한 왕세자 이각(박유천 분)은 현세에 오면서 어쩔 수 없이 겪게 되는 코믹한 에피소드로 시청자의 웃음보를 자극했다. 적절한 속도의 전개, 배우들의 명품 연기가 돋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옥탑방 왕세자’의 시청률을 자연스럽게 상승했다. 코믹한 드라마로만 이어나가면 자칫 식상할 수도 있다. 코믹과 탄탄한 스토리 라인을 적절히 조합해 시청자의 구미에 맞추는 것이 제작진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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