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난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기 시작한다. 박수는 기본, 휘파람을 불거나 작은 폭죽을 터뜨리는 사람까지 있다. 공연장이나 파티장을 연상케 하는 풍경이 벌어지고 있는 장소는 다름아닌 영화관. 관객들은 스크린에 시선을 고정한 채 주인공이 추는 춤을 그대로 따라한다.
노래하고 춤추면서 영화를 관람하는 새로운 방식 ‘마살라 상영’이 일본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대규모 군무와 합창 등 뮤지컬 요소가 들어있는 인도 영화 ‘발리우드 영화’를 상영하다가 뮤지컬 장면이 나오면 ‘댄스 타임’을 여는 것이 마살라 상영의 특징이다. 노래도, 춤도, 영화 감상도 한꺼번에 가능하다는 의미에서 인도의 혼합향신료 마살라의 이름을 붙여 ‘마살라 상영’으로 불리고 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지난 16일 마살라 상영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전하면서 “본고장 인도 사람들도 놀랄 정도의 인기”라고 보도했다.
마살라 상영의 가장 큰 매력은 높은 몰입도와 일체감이다. 입체영상 3D, 움직임을 가미한 4D 상영 이상으로 영화 주인공과 혼연일체가 되는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관객들은 영화 상영 전 20분 동안 전문가로부터 영화 속에 등장하는 춤과 노래를 배우면서 영화를 보는 것을 넘어 체험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주인공이 입은 것과 같은 인도 전통 의상을 갖춰 입고 영화관을 찾는 관객들도 있다.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도쿄(東京)에서 상영된 발리우드 영화 ‘옴 샨티 옴’은 매주 한 차례 마살라 상영을 하기도 했다.
마살라 상영은 13년 전 오사카(大阪)에서 시작됐다. 발리우드 영화의 팬이었던 야스다 히데토시(安田英俊) 등이 상영관이 거의 없는 발리우드 영화를 보기 위해 2001년 오사카에서 마살라 상영을 기획했다. 오사카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어 2년 전부터는 도쿄의 번화가 시부야(澁谷), 신주쿠(新宿), 롯폰기(六本木)까지 진출했다. 상영 장소도 라이브 공연이 열리는 클럽, 건물 야외 옥상 등 영화관 밖으로 확산되고 있다.
출처: 문화일보